한국일보

‘친밀한 타인들’ (Intimate Strangers) ★★★★

2004-07-3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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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 착오로 시작된 두남녀의 사랑

움직이지 않는 자아의 태엽을 감아 동작케 하려면 우리는 얼마나 많은 장애를 극복해야 하는가를 묻고 있는 심리 미스터리다.
서스펜스 스릴러의 외모를 한 심오한 러브스토리로 2인극인데 두 주연 남녀의 섬세하고 미묘한 연기가 눈부시다.
마음의 플라시보 작용이 차분히 진행되면서 얘기를 이끌어 가는 주체와 객체가 위치를 바꾸게 되고 다시 원위치를 하면서 자아와 사랑을 찾는 과정이 아슬아슬하게 긴장감을 자아낸다.
프랑스의 명장 파트리스 르콩트(‘다리 위의 여자’ ‘기차를 탄 남자’)가 내놓은 관계의 문제를 풀어가면서 지적 감정적 자극과 흥미를 크게 즐길 수 있다.
결혼생활에 문제가 있는 안나(산드린 보네르)가 실수로 심리상담 의사의 사무실 대신 세금변호사 윌리엄(화브리스 루키니)의 사무실을 찾으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소심한 윌리엄이 안나에게 자기 본업을 얘기도 하기 전에 안나는 자신의 결혼 및 섹스문제를 털어놓으면서 두 남녀의 묘한 관계가 이어진다.
이혼한 윌리엄은 아름답고 신비로운 안나의 모습과 그녀가 들려주는 삶에 점점 빨려 들면서 안나의 상담의 노릇을 하게 된다. 두번째 방문 후 안나가 나타나지 않자 윌리엄은 안나를 찾아 헤매면서 옆 사무실의 안나의 진짜 상담의를 찾아가 안나의 전화번호를 묻고 또 자기의 처지를 털어놓는다.
다시 안나가 윌리엄을 찾아 왔을 때는 그녀는 윌리엄의 직업을 알았을 때. 안나는 윌리엄을 나무라면서도 둘의 ‘의사와 환자’ 놀이는 계속된다.
이 과정서 안나와 윌리엄은 모두 자신을 속박했던 것에서 해방되는데 어느 날 안나가 윌리엄에게 자기 문제가 모두 해결됐다며 멀리 떠난다고 말한다.
R. 선셋5, 웨스트사이드 파빌리언(310-281-8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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