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가든 스테이트’(Garden State)★★★★(5개 만점)

2004-07-3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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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황하는 젊은 인생, 삶의 좌표 찾기

웨스 앤더슨의 ‘러시모어’처럼 시치미 뚝 딴 유머와 위트에 삶을 관찰하는 진지성을 갖춘 독창적이요 정이 가는 훌륭한 드라마다. 얘기가 신선하면서 통찰력이 있고 인물들이 잘 개발 됐으며 풍부한 웃음과 감정을 고루 갖추고 있다.
삶의 좌표를 제대로 찾지 못해 방황하는 젊은이가 애정과 우정을 통해 비로소 자기 자신과 인생의 뜻을 깨닫게 된다는 성장 이야기다.
글이 꾸밈이 없이 사실적이고 솔직한 데다 인물들의 행동과 삶이 또한 그래 친근감이 가는데 때론 내용이 현실과 비현실 사이를 오락가락하면서 엉뚱한 데가 있어 더욱 매력적이다. 연기들도 아주 자연스럽다. 가든 스테이트인 뉴저지에 바치는 헌사이다.
가든 스테이트에서 고교를 마친 뒤 할리웃으로 진출, 중간급 TV 배우가 된 앤드루(잭 브래프가 각본을 쓰고 감독도 했다)는 어릴 때 자신이 저지른 불의의 사고로 어머니가 불구자가 된 충격 때문에 약에 취해 산다.
앤드루의 어머니가 사망하면서 그는 9년만에 고향에 돌아온다. 앤드루는 무덤 파는 일을 하거나 피라밋계를 하는 건달 같은 친구들과 재회, 우정을 즐기면서 엄격한 아버지와는 어떻게 해서든 대면치 않으려고 애쓴다.
이런 앤드루가 다시 할리웃으로 돌아가기 얼마 전 자기와는 전연 다른 성격을 지닌 샘(나탈리 포트만)을 만나면서 그의 삶은 크게 방향전환을 시작한다.
샘은 밝고 다채로운 괴짜로 삶에 대한 희망을 지닌 여자인데 앤드루는 샘의 따스함과 삶에 직접적으로 도전하는 용기에 서서히 영향을 받아 자신의 가슴을 활짝 열고 삶의 기쁨과 고통 모두를 받아들이게 된다.
미국식 라스트 신이 전체적 내용과 분위기에 어긋나지만 독특한 인물들이 많이 나오는 매우 참신하고 예지가 담긴 영화다.
R. 선셋5(323-848-3500), AMC 센추리 14(310-289-4AMC), 그로브(323-692-0829), 샌타모니카 뉴윌셔(310-281-8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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