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전문인 선교사가 일어서야”

2004-07-27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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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인 선교사가 일어서야”

중앙아시아의 회교 국가에서 치과전문의로 사역하고 있는 문누가 선교사가 현지 환자를 돌보고 있다.

회교권 치과 전문의 사역 문누가 선교사

그 나라 국익에 도움주며
일상생활 파고들어 복음화

치과의사로 10년간 중앙아시아 K국에서 전문인 선교에 힘써온 문누가 선교사(나성영락교회·인터서브 소속)가 그의 경험을 토대로 10년만에 완성한 박사학위 논문 ‘전문인을 위한 선교학’(Toward a Missiology of the Missionary Professional)으로 지난 달 풀러신학교 선교학 부문 우수논문상을 받았다.


문 선교사의 박사논문엔 “네팔과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목회나 선교가 아닌 의료, 교육, 공학 등의 전문인으로 26∼50년간 선교한 83명을 인터뷰 또는 설문 조사해 밝혀낸” 구체적 선교사례들이 실려 있으며 이 밖에도 평신도 사역, 직업과 소명의 관계, 직업이 선교에 통합된 구체적 모델도 제시하고 있어 이론과 실제가 통합된 소중한 논문자료로 신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박사논문과 더불어 지난 1년간의 안식년을 마치고 27일 사역지인 K국으로 돌아가는 문선교사는 “1980년 ‘세계복음대성회’때 하나님께서 우리 민족에게 주셨던 기도제목 ‘10만 선교사 파송’을 이루려면 이제는 전문인 선교사가 일어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나님께서는 그 약속을 성실히 이행하시려 86아시안게임과 88올림픽을 통해 한국을 전 세계에 알리고 한국여권으로 못 들어가는 나라가 없도록 문을 여셨지만 한국 교회는 과연 구제와 선교에 얼마만큼 노력했는지 스스로 묻게 된다”고 지적한 문 선교사는 지난 1995년 80%이상이 회교도인 K국에 치과전문의로 들어가 현지 치과의사들의 재교육을 담당하면서 비공개적으로 전문인들의 복음화와 대학생 제자훈련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 선교사는 “복음에 마음 문을 닫고 있는 지역의 선교는 신학과 목회학을 전공한 정통적 선교사들로만은 그 방법과 수적인 면에서 어려움이 있다”고 진단하고 “실제로 한 국가의 강퍅한 핵심부분의 복음화는 그 나라 국익에 도움을 주면서 생활현장에서 점진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전문인들의 몫”이라고 설명했다.
또 “자신의 직업을 생계수단으로만 여기는 선교와 직업에 대한 이분법적 오해를 떨치고 종교개혁자들의 주장과 같이 크리스천 각자가 처한 분야를 ‘신부의 설교나 수사의 기도와 동등한 성직’으로 여기며 사역하도록 지원하는 것이 이 시대 한국 교회와 해외 한인교회들의 과제”라고 말했다.
문 선교사는 “이 논문이 같은 길을 가고 있는 동료들과 앞으로 가고자 하는 후배들에게, 비록 현장에서 선교사라는 타이틀을 당당히 내놓고 사역하진 못하더라도, 흔들리지 않을 든든한 정체성을 가질 수 있도록 격려와 용기의 도구로 쓰여지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문 선교사는 서울대 치과대학 재학 당시 선교사로 서원하고 졸업과 제대 후 약 5년간 서울서 개업의 생활을 하다가 풀러신학교에서 선교학 석사학위를 받고 인터서브에 소속, 치과전문의 선교사로 중앙아시아 K국에 파송됐다.
현지 간호사로서 함께 사역하는 사모 문 도르가 선교사와의 사이에 요한(15), 데이빗(13), 메리(7)의 세 자녀를 두었다.

<김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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