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윤실 호루라기 종교 상업주의

2004-07-0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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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한 국회의원이 한국에서의 종교를 특히 기독교회를 돈받고 정신적 위안을 파는 서비스업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나는 이 비기독교인 지식인의 경망스러운 발언에 무척 화가 났지만 한편으로는 한국교회가 비신자들에게 이렇게까지 보이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말할 수 없는 수치감을 느꼈다.
실상 이 정치인의 표현이야말로 한국 교회의 상업주의를 가장 격렬한 언어로 지적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교회의 상업주의는 우선 교인수의 증가, 예산의 증가, 교회 재산의 증가 혹은 교회나 담임 목사의 인지도의 증가등 가시적인 목표에 교회 모든 정책 결정과 집행의 최우선권을 주는 데에서 비롯한다. 교회가 교인수의 증가에 목을 맬 때 우선 목사는 교인들을 가르치기보다는 교인을 만족시키는데만 신경을 쓰게 된다. 그래서 윤리적인 설교나 혹은 꾸지람 같은 것은 가급적이면 피하게 된다.
특히 성도들의 세상에서의 성공을 빌어주고 세상적인 복락을 종교적으로 정당화 시켜주는데에 목회의 촛점을 두게된다. 한때 세상을 풍미했던 ‘삼박자구원론’이나 요즈음 나오는 ‘깨끗한 부자론’이라는 괴상한 논리도 따지고 보면 이런 종교의 상업화의 맥락에서 보아야 한다고 나는 믿는다.
상업화된 교회는 당연히 교회당의 건물을 비롯한 각종 설비에 최대의 투자를 할 수밖에 없다. 교인들에게 가장 안락하고 편리한 공간을 제공해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요즈음은 새 세대의 기호에 맞춘다고 최신식 비디오, 오디오 시스템을 구비하는 것이 앞서가는 교회의 기본이라고들 한다.
상업화된 교회는 교인을 차별 대우할 수밖에 없다. 성도 개인에 따라 구매력이 다르기 때문이다. 돈이나 사회적 지위가 없는 사람들이 교회 가기를 꺼려하는 이유가 교회 속에서 차별대우 때문이라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장로등 교회 직분의 임명에 종종 돈에 대한 은혜롭지 못한 소문이 퍼지곤 하는 것도 잘 알려진 일이다. .
마지막으로 경쟁이 상업 질서의 중요한 특징일 진데 상업화된 교회는 다른 교회와 처절한 싸움을 벌려야 한다. 그래서 교회는 다른 교회 교인 뺏어오기, 다른 교회에 교인 뺏기지 않기에 전념하게된다.
그러면 이 상업주의는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나는 교인들 모두가 각성하고 서로 서로를 채찍하는 것 외에는 무슨 도리가 있겠는가 하는 생각을 한다. 장로들은 목사의 상업주의를 나무라고 목사는 장로의 상업주의를 꾸짖고 다른 평신도들은 교회지도부의 상업주의를 감시하는 것 외에는 다른 도리가 없지 않겠는가 말이다.

(LA기윤실공동대표) www.cemla.org 213-387-1234

박 문 규 학장 (캘리포니아 인터내셔널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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