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부동산 매물 쏟아진다

2004-06-29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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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를만큼 올랐다”인식 확산… 금주 25% 늘어

부동산 매물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부동산 조사기관인 데이터퀵에 따르면 이번주 남가주 지역 부동산 신규 매물은 연율로 25%의 증가세를 보였으며 기존 매물도 연율로 17%가 더 많았다. 이같은 증가세는 90년대 초반이후 가장 높은 증가세이다.
전통적으로 부동산 매매가 가장 활발한 여름철이 시작되면서 매물이 증가하는 측면도 있지만 가격이 오를 만큼 올랐다고 판단한 주택 소유주들이 서둘러 주택 판매에 나서고 있는 점도 이같은 현상의 주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 주택 소유주들이 모기지 금리가 더 오르면 주택 바이어들이 급감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그동안 보유하고 있던 투자용 부동산을 처분하기 시작한 점도 매물 증가에 한몫을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셀러 마켓이 바이어 마켓으로 변하고 있다는 인식이 주택 소유주사이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점과 특히 전국에서 가장 가격이 높은 캘리포니아 주택을 처분하고 타주로 이주하는 주민들이 늘고 있는 점도 새로운 현상이다.
이에 따라 최근 몇 년간 매년 20%의 상승률을 보이면서 매달 기록을 갈아치우다시피 하고 있는 남가주 주택 가격의 상승세도 한풀 꺾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잔 케어볼 데이터퀵 분석가는 “앞으로 한 두달 내에 매물이 두배 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러나 그 같은 일이 일어나도 매물이 워낙 부족한 상태여서 수요에 비해서는 공급이 부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가주에서 80년대와 90년대 같은 부동산 가격 폭락은 기대하지 말라”고 바이어들에게 충고하고 있다. 가격 상승률이 둔화된 것이지 가격 자체가 하락될 기미는 아직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의 20%대 가격 상승률이 앞으로는 한 자리 숫자로 낮아질 것이지만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부동산 매물과 낮은 금리, 호전되는 경제상황이 완만한 부동산 가격 상승을 주도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앞으로 당분간 매년 20% 이상 오르는 가격 상승도 없을 것이지만 반면 급격한 가격 하락도 없을 것이라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이다.

<조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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