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자녀와 함께 가볼만한 한국 성지·박물관

2004-06-22 (화)
크게 작게
자녀와 함께 가볼만한 한국 성지·박물관

한국 천주교의 카타콤베라 불리는 절경의 배론 성지.

“종교역사를 알면 모국이해 더 깊어”

본격적인 방학철, 고국방문도 더불어 성수기를 맞았다. 자녀들과 함께 하는 방문이라면 일정가운데 한국의 종교 문화지를 둘러보는 것도 뜻깊은 여행의 추억으로 남게 될 것이다.
한국 기독교 120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회가 한창인 한국기독교역사박물관과 한국 천주교의 카타콤베라 불리는 배론성지, 또 한국전통불교문화와 비구니스님들의 다양한 문화활동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세계여성불자대회의 대규모 불교문화행사 등 가족이 함께 가 볼만한 한국의 종교문화지 정보를 알아봤다.

가톨릭 신앙의 메카 배론성지
한국선교 120년역사 한눈에 볼
기독교역사박물관등 가볼만


HSPACE=5

기독교역사박물관 상설전시장.


한국기독교역사박물관

경기도 이천시의 한국기독교역사박물관(관장 한영제)에서 한창 전시중인 ‘민족과 함께 한 복음선교 120년’은 1884년 6월24일 미국감리교선교사 R. S. 맥클레이가 고종 황제로부터 선교사업을 허가 받은 지 120년 되는 올해를 기념, 한국기독교의 역사를 총괄하는 전시회로 마련한 것으로 내년 봄까지 계속된다.
일제시대 발행된 한국 최초의 크리스마스 실, 1944년 평양서 순교한 주기철 목사의 친필서신, 민족시인 윤동주의 북간도 생가 지붕의 십자가문양 기와 등 희귀 자료와 초기 한국 교회가 사용했던 성경책 및 1970년 서울 교회현황표시지도 등 총 100여 점이 전시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1933년 일본의 신사와 불교사찰을 참배한 증표로 받은 기념 도장과 한국전쟁 중 서울에 진주한 공산군을 환영하는 기독교 연합집회 안내전단, 1960년 대통령 선거당시 기독교 측에서 만든 자유당 지지포스터 등 숨기고 싶은 과거도 함께 공개하고 있어 더욱 의미가 깊다.
총 180여 평 3층 건물인 박물관은 지난 50여 년간 수집한 10만점에 이르는 기독교관련 물품을 한꺼번에 전시하기에 협소해 1년씩 기획전으로 꾸미고 있다. 2001년엔 ‘기독교와 한글’이라는 주제로, 또 2002년엔 ‘북에 두고 온 교회, 돌아갈 고향’을, 지난해는 ‘초대교회 신앙생활’을 각각 주제로 전시해 왔다. 박물관 주소는 경기도 이천시 대월면 초지1리, www.kchmuseum.org

천주교 배론성지

배론은 한국의 카타콤바라 할만큼 한국 천주교회사에 길이 빛날 역사적 사건과 유적을 간직한 뜻 깊은 곳으로 2001년 충청북도 문화재(충청북도지방기념물 제118호)로 지정됐다.
배론이란 선박의 밑바닥처럼 생겼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치악산 동남 기슭에 우뚝 솟아 있는 구학산과 백운산의 연봉이 둘러 싼 험준한 계곡 양쪽의 산골 마을 골짜기다.
이곳은 오직 하느님만을 선택한 한국 초대교회의 신자들이 박해를 피해 숨어 들어와 화전과 옹기를 구워 생계를 유지하며 신앙을 키워 나간 교우촌으로 1784년 한국에 천주교가 전례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1791년 신해교란이 일어나자 교우들이 이곳으로 피난, 6개의 교우촌을 이루어 농사와 옹기구이로 살아가며 열심히 신앙 생활을 하던 곳이다.
뿐만 아니라 명주천에 1만3,311자로 울분과 신심을 기록한 ‘황사영 백서’가 쓰여진 옹기토굴이 있고 그 옆의 쓰러져 가는 초가는 한국 최초의 서구식 대학인 신학당 자리로 한국전쟁 때 소실된 건물을 1978년 11월 복원했다. 배론 성지엔 김대건 신부에 이어 한국인으로는 두 번째 신부였던 최양업 신부도 묻혀 있다.
배론 성지 미사는 40명이상 단체성지순례 시 오전 11시30분에 있으며 개인적으로는 주일 오전 9시, 평일(4∼10월) 오전 6시15분에 봉쇄수녀원 미사가 있다. www.baeron.or.kr
한국전통불교문화와 비구니스님들의 다양한 문화활동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대규모 문화행사가 오는 28일∼7월2일까지 김포 중앙승가대학에서 펼쳐진다.

세계여성불자대회문화행사

전세계 여성 불자들이 모이는 제 8차 세계여성불자대회가 한국에서 열리면서 추진위원회가 학술대회와 동시에 서각전 영상물 음악회 등 다채로운 문화행사를 준비한 것.
매일 저녁 7시에 시작되는 문화행사 일정은 ▲28일 국립국악원의 전통문화 공연-수제천, 승무, 침향무, 춘앵전, 회심곡, 장고춤 ▲29일 비구니스님들의 문화-수화, 범패, 노래, 안데스음악연주 ▲30일 한국의 명상-다도시연, 노래, 선무 ▲7월1일 세계평화기원콘서트-니르바나필하모닉오케스트라 ▲2일 한반도평화염원과 피날레 무대-무용극 등이다.
행사기간동안 다실과 선원을 운영하고 한국불교를 소개하는 영상물을 상영하며 사진과 한지 공예, 쪽물 작품 전시 등 상설 문화행사도 다채롭게 준비돼 한국 비구니 스님들의 생활상을 폭넓게 보여주게 된다.
또 대회일정이 끝난 7월3∼5일엔 한국불교를 체험하는 사찰순례를 마련, 해인사, 불국사와 석굴암등 국내 주요 사찰을 둘러볼 예정이다.
세계불자대회는 세계여성불자협회(회장 소모스님)가 1987년 2월 인도 보드가야에서 처음 개최한 뒤 세계 각국을 돌며 격년제로 열리고 있다. 2002년 대만서 열린 제7차 대회에는 27개국 326명이 참가했으며 지난 10일까지 참가 신청서 접수결과 세계 25개국 총 900여 명의 수행자 및 불교학자가 참가할 것으로 집계돼 역대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김상경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