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국 큰스님 5명 미주서‘하안거’

2004-06-0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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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큰스님 5명 미주서‘하안거’

하안거를 지내러 미주 금강선원에 도착한 수좌스님들이 사월초파일 봉축법요식에 참석해 봉양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일오스님, 무문스님, 왼쪽은 주지 태호스님.

일오·무문·명원스님등 금강선원서 100일 정진

KBS 부처님 오신날 특집
6일 일요법회서 상영도

미주금강선원(주지 태호스님)에 한국의 큰스님 5명이 방문, 지난 3일부터 100일 하안거에 들어갔다.
이번에 결제한 스님들은 모두 주지나 종단 업무 등 일체의 소임을 맡지 않고 산속 암자나 토굴에서 공부에만 전념하는 ‘수좌승’들로 하안거란 스님들이 여름 무더위를 피해, 또 동안거는 겨울 강추위를 피해 석 달 간 한곳에서 집중 수행하는 것을 일컫는다.
주지 태호스님은 “아직 금강선원의 건물이 완공되지 않은 상태나 큰스님들께서 함께 힘을 보태겠다며 먼길을 오셨다”고 전하고 “청화 큰스님 이후 오랜만에 맞는 귀한 손님들로 선방에서만 수십 년간 수행 정진하신 선승들이라 이곳서 하안거를 치르는 자체만으로도 남가주 불자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보통 하안거는 음력 4월15일∼7월15일까지로 양력으로는 이달 3일부터 결제에 들어가 8월 중순 해제한다. 특히 이번 미주금강선원 하안거에 참석하는 수좌들은 한국 전국을 돌며 세랍 70세에 가깝도록 40∼45년간 수행에만 정진해온 대한불교조계종 일오스님과 무문스님, 명원스님 등으로 최근 열반한 서암, 청화, 월하, 서옹 스님의 뒤를 이을 한국 불교계 차세대 선지식으로 꼽힌다.
월명암 사성선원장을 지낸 일오스님은 한 곳에 앉아 꼼짝 않고 공부에 전념하는 것으로 유명해 수좌 세계에서는 ‘절구통 수좌’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 또 무문스님도 큰절의 선원장을 지냈음에도 바깥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을 정도로 45년간 산 속에만 ‘박혀’ 참선과 기도에만 정진해 온 ‘공부벌레’다.
태호스님은 “보통 선승들이 오시면 대중선방을 열어 일반 불자들과 함께 시간을 나누기도 하지만 아직까지 선방에 대해선 결정짓지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
한편 매월 첫 일요법회를 영상법회로 진행하는 미주금강선원은 지난 달 한국 KBS 1TV가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특집으로 제작 방영한 ‘청화, 56년간의 증거-그대 고향에 이르렀는가’를 오는 6일 일요법회 때 상영할 예정이다.
‘청화, 56년간의 증거-’는 40여 년을 토굴에서 보내다가 환갑이 지나서야 비로소 세상에 나와 겨우 15년 남짓의 대중교화기간을 가져 일반인에겐 뒤늦게 알려진 수좌로 지난해 11월 세랍 81세에 열반한 청화 큰스님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는 토굴 생활에서 눕지 않고 자지 않는 ‘장좌불와’의 원칙을 지켰고 죽는 순간까지 묵언수행을 반복한 것으로 알려져 이번 특집 방송이 현대인들에게 종교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새겨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LA동부 배닝 시티에 위치한 금강선원 측은 이와 아울러 매월 첫째, 셋째 일요일 LA와 가디나, 하시엔다 하이츠 지역에서 대형 버스를 운행한다고 밝혔다. 버스가 떠나는 장소와 시간은 가디나 중앙은행 오전 8시, LA한남체인 오전 8시30분, 하시엔다 하이츠 한국마켓 오전 9시에 출발해 금강선원에 오전 10시30분에 도착하며 돌아오는 시간은 금강선원에서 오후 2시에 떠나 역순으로 돌아오게 된다. 왕복 승차료는 일인당 15달러, 문의(909)922-9184

<김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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