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내일 다음날’ (The Day After tomorrow) ★★★½(5개 만점)

2004-05-2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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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다음날’ (The Day After tomorrow) ★★★½(5개 만점)

강력한 토네이도가 할리웃 일대를 휩쓸고 있다.

기상이변이 몰고 온 미증유 대재앙

인간이 자연을 자꾸 훼손하면 참다 못한 자연이 대노해 인간과 그들이 사는 세상에 대재앙을 가져다 준다는 환경 대재난 영화다. 외계인이 지구를 침공해 백악관을 박살내는 공상과학 액션 영화 ‘인디펜더스 데이’(ID4)를 만든 롤랜드 에머릭감독의 작품. ‘ID4’와 같은 종류의 영화지만 이번 것은 시의에 맞는 것이라고 하겠다.
지구 온난화현상이 화제로 되고 있는 요즘이어서 그 현상으로 기상이변이 일고 그 결과 지구가 다시 한번 빙하기를 맞는다는 얘기가 제법 그럴듯하다. 그러나 이 영화는 어디까지나 컴퓨터가 만들어낸 특수효과 영화에 불과하다. 눈요기 거리인 이 특수효과를 빼면 얘기도 빈약하고 서술과 진행속도도 지지부진하다. 또 하나의 여름철용 팝콘영화.
기상학자 잭(데니스 퀘이드)일행이 연구하는 남극의 얼음벌판이 갈라지며 로드아일랜드 크기만한 부분이 떨어져 나가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잭에 따르면 지구온난화현상으로 극지대의 얼음들이 녹아 엄청난 양의 민물이 바다로 유입되고 그 결과 기후체계의 안정을 유지해주는 해류가 역류하면서 온갖 기상이변이 일어나게 된다는 것.
도쿄에서 그레이프 프루트만한 우박이 쏟아져 내려 사람이 맞아 죽고, 뉴델리에 눈이 내리고 하와이에서는 사상 최대의 허리케인이 불어닥친다. 볼만한 것은 LA에서 몇갈래로 일어나는 토네이도. 이 토네이도에 할리웃사인이 날아가고 할리웃에 있는 명물 캐피톨 레코드건물과 다운타운의 고층건물들이 성냥갑처럼 날아간다.
한편 뉴욕에서는 노아의 홍수를 방불케하는 홍수가 일어나 자유의 여신상의 가슴부분까지 수위가 불면서 로우어 맨해턴을 사납게 덮친다.
그리고 기온이 급강하한다. 마침 뉴욕에는 잭의 아들 샘(제이크 질렌할)이 학력경시대회 참석차 왔다가 홍수로 친구및 일부 뉴요커들과 함께 도서관에 갇힌다. 곧이어 불어닥친 수퍼 폭풍으로 완전히 빙하기를 맞은 뉴욕의 아들을 구하기 위해 잭은 극지탐험가의 복장을 하고 걸어서 필라델피아에서 뉴욕까지 간다.
뒤늦게 미대륙 허리아래(그 위로는 빙하기) 사는 시민들에게 남부에로의 철수령이 내리고 피난민들은 멕시코에 마련된 수용소에 수용된다(미국이 라틴 아메리카의 빛을 탕감해주는 조건으로).
동물원에서 탈출한 늑대들의 인간공격과 샘과 동급여학생간의 로맨스 그리고 부자사랑과 설익은 대사들로 미진한 이야기를 보충하고 있지만 드라마가 되기엔 역부족. 그냥 컴퓨터 기술을 보면서 잠깐씩 흥분하면 될 영화다.
PG-13. Fox.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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