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양떼를 치며 내가 먼저 사랑을 심자

2004-05-1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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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에서는 매년 10만명의 청소년들이 가출하고 있으며 가출 연령은 점점 낮아지고 가출 기간은 점점 장기화한다는 보고가 있었다. 이곳 한인사회에서도 청소년 문제는 갈수록 심각해진다는 것을 직간접으로 느끼고 있다.
여러 통계를 종합해볼 때 청소년 문제들은 따로 떨어져 있는 문제가 아니라 가정이라는 울타리에서부터 나오는 결과이다. 가정불화, 이혼, 가정방임, 또는 지나치게 엄격한 부모의 환경에서부터 많은 가출아들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가정이라 하면 남편과 아내로부터 시작되는 인격적인 관계들을 말한다. 즉 한 남편과 아내가 바르게 사랑하고 바르게 용서하며 살 때에 가정의 문제들이 해결되어 나가는 것이다.
성경에는 남편과 아내에게 주시는 교훈들, 부모와 자식들에게 주시는 가르침들이 동일하게 주어져 있다. 즉 남편은 아내를 사랑하라, 아내는 남편에게 순종하라, 부모는 자녀들을 노엽게 하지 말라, 자녀는 부모를 공경하라는 계명들이다.
하지만 재미있는 현상은 각자가 자기에게 주어진 계명에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에게 주어진 명령에 훨씬 많은 관심이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남편은 아내들이 남편에게 순종해야 한다를 더 기억하고 있고, 부모는 자식들이 부모를 공경해야 한다는 것을 더 기억한다. 그리고 이러한 관심은 상대방이 나에게 왜 이렇게 해주지 않느냐고 요구하기 위하여 사용되고 있음을 본다.
이것은 하나님의 말씀을 이용해서 내가 더 대접받아야겠다는 이기적인 생각이다. 이러한 생각은 사랑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일 뿐 아니라 이런 생각으로는 결코 사랑의 축복을 누리지 못한다. 사랑이란 먼저 베풀 수 있는 것을 말하며 이러한 사랑을 먼저 시작하는 자가 있을 때 사랑의 열매가 맺혀질 수 있는 것이다.
어떤 부인이 가정상담 전문가에 찾아왔다. 남편에 대한 증오와 불신을 다 털어놓고 이혼하고 싶다는 뜻을 분명히 하였다. ‘내가 할 수 있는 대로 그 사람에게 상처를 주고 싶다’고 주장하였다. 상담가는 이런 제안을 해주었다. ‘그런 경우라면 먼저 남편에게 칭찬도 해주시고 감사 표현도 잘 하십시오. 밉지만 잘 해주십시오. 그래서 남편이 부인 없이는 못살겠다고 느낄 때 이혼하십시오. 그래야 가장 큰 상처를 입지 않겠습니까?’
부인도 동의하여 그 처방대로 한 후에 다시 만나기로 하였다. 몇 달이 지난 후 부인이 다시 찾아왔다. ‘그대로 하셨습니까?’ ‘네, 그대로 했습니다.’ ‘그럼 이제 이혼수속을 시작하시지요.’ 부인이 펄펄 뛰면서 하는 말이 ‘무슨 말씀이세요? 이혼이라뇨? 우리가 얼마나 서로 사랑하는데요?’ 이제야 모든 문제가 시원스럽게 해결된 것이었다. 사랑은 요구하는 데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베푸는 데서부터 생기는 것이다. 내가 먼저 사랑을 심을 수 있을 때 가정도 살고 사회도 살아나는 것이다. 가까운 곳에서 내가 먼저 사랑을 심자.

림 형 천 목사 (나성영락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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