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캄보디아 나환자촌 불행 대물림 막아야”

2004-05-07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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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나환자촌 불행 대물림 막아야”

캄보디아 정부의 공식 지정 나환자촌 품뜨랑의 어린이들.

오이코스국제선교회 8일 기금모금 만찬

환자 부모·자녀 격리
피부전염 예방 시급
초등학교 기숙사 설립
105명 내주 입주도


HSPACE=5

오이코스국제선교회의 티모시 이 디렉터가 캄보디아 품뜨랑 마을에 개교하는 브라이트 퓨처 스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나병이라 불리는 한센병은 못 먹고 불결해서 걸리는, 즉 가난과 맞물려 있는 질병입니다.” 오이코스국제선교회(OMI·대표 오석환 목사) 티모시 이(37) 디렉터는 2년째 실시해 온 캄보디아 나환자촌 품뜨랑 어린이 선교 ‘월프’(WOLP·War On Leprosy and Poverty)에 대해 “10년 내에 주민들을 가난과 질병으로부터 구하고 그들의 중심에 복음을 전하는 것이 목표”라며 “후원을 위한 기금모금 저녁만찬회 ‘Road Less Traveled’(행적이 뜸한 길)를 8일 오후 6시30분 미드시티 오이코스교회(13808 Imperial Hwy, Santa Fe Springs)에서 마련한다”고 밝혔다.


OMI는 2002년 비영리기관으로 설립, 한국 하비스트국제선교회(HMI·대표 김해준 선교사)와 협력사역으로 캄보디아 정부의 공식 지정 나환자촌 품뜨랑에 ‘나병·가난과의 전쟁’(WOLP) 프로젝트를 시행해 온 한인 2세 중심의 선교단체로 오이코스(Oikos)는 ‘Family’란 뜻의 그리스어.
이 디렉터는 “WOLP를 시작하면서 한센병 바이러스는 피부접촉으로만 전염된다는 것과 그래서 어린아이들을 환자부모로부터 격리시키는 것이 급선무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설명하고 “먼저 1년여간 호구조사와 지도제작 등을 거쳐 각 가정의 가족구성원과 연령분포, 병력 및 종교 등 가가호호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품뜨랑 인근에 23에이커 부지를 매입, 그 중 7에이커에 120명수용 규모의 기숙사 사립초등학교를 설립해 오는 13일 문을 열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품뜨랑의 총인구 2,300명 중 18세 미만 어린이가 200명. 이 가운데 105명이 내주부터 기숙사 생활을 하며 6개월에 걸친 예방약 복용을 통해 한센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을 기르는 동시에 대물림되는 가난을 교육으로 근본 퇴치한다는 전략이다.
이와 동시에 ‘치킨 런’ 프로젝트를 병행하고 있다는 이 디렉터는 “40여 가정에 마리당 2달러50센트 하는 어린 닭 8마리씩 총 1,000달러 어치를 무상으로 제공, 달걀과 번식 등 이로부터 얻은 이익을 각자 챙기도록 하고 일년 내 선교회에 자율적으로 원금 20달러만 갚도록 해 현재 회수된 원금이 약 70%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 디렉터는 이로 인해 “무지했던 주민들이 경제개념을 배우고 가족의 영양도 챙길 수 있게 됐으며 풀어놓은 닭들 덕택에 더러웠던 동네도 청소한 것처럼 깨끗해져 여러 면에서 이득이 됐다”고 덧붙였다.
OMI에 따르면 현재 주일학교에 참석하는 어린이가 80∼100명이며 마을전체 200명 아동인구의 복음화율은 약 25∼30%. 월 25달러면 한 어린이가 학교 기숙사에서 먹고 자고 교육받으며 면역약을 복용할 수 있고 150달러면 한 어린이가 6개월간 학비 및 생활비와 면역약값을 보장받을 수 있어 나병으로부터 영구 구제될 수 있다.
OMI는 현재 전국적으로 175명의 후원자가 개교를 앞두고 기도 후원과 가구 및 학용품 등 학교 운영에 필요한 물자를 지원하고 있다. 문의 (949)275-8789, www.oikosmission.org


<김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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