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겉만 보지 않는 좋은 만남’

2004-05-06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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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애미의 주 일간지인 마이애미 헤럴드 2003년 4월 2일자에 나온 기사이다.
최고급 휴양지인 바하마 군도에서도 제일 비싸다는 하버 섬에 있는 부동산 회사에 후줄근한 옷차림의 한 젊은이가 들어왔다. 그는 사무실을 잠깐 훑어 보더니 그 섬에서 제일 비싼 집중 하나의 브러슈어를 달라고 하였다. 젊은 여자 리셉셔니스트는 이 초라한 모습의 젊은이에게 이렇게 말했다.
“You have to be wealthy to buy property here.” (이 곳에는 부자들만이 살 수 있는 곳입니다.) 그러자 이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Oh really? I’ll take the brochure anyway.” (정말이에요? 그래도 브로슈어는 하나 가지고 갈 수 있을까요?) 그는 브로슈어를 집어들고 그 사무실을 나왔다.
그가 과연 누구였을까? 그는 마이크로 소프트를 창시하고 그 당시 세계에서 제일 갑부라던 빌 게이츠이다. 게이츠는 그 다음날 그 집을 구입하였다. 하지만 그 브로슈어를 집어든 그 부동산 회사가 아닌 다른 회사를 통해서였다.
개인적으로 아는 백인 에이전트가 오픈하우스를 하고 있는데 젊은 청년 둘이 들어왔다. 두사람은 영어도 잘 못하고 불란서 말만 할 뿐이였다. 그 에이전트가 마침 불란서 말을 해서 두사람에게 물어 봤더니 조그마한 콘도를 찾는다고 했다. 그들은 또한 디즈니에서 일한다고 했다. 현재 별로 비싸지 않은 모텔에 묵고 있는데 차가 없으니, 그 에이전트가 픽업을 할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그 에이전트는 외국에서 와서, 디즈니랜드에서 최저 임금을 받고 일하면서, 차도 없고, 묵을 곳이 없어서 모텔에 묵고 있는 그들이 불쌍해 보였다.
그들을 위해서 열심히 집을 찾아 줘서 조그마한 콘도를 사주었다. 나중에 알고 봤더니 그들은 디즈니랜드에서 일하는 것이 아니라 디즈니의 아이스 하키 팀인 마이티 덕의 선수들이었다.
불란서 말을 하는 캐나다에서 갓 와서 집을 찾고 있었던 것이다. 몇 백만불의 연봉을 받는 그들은 그 에이전트를 통해서 몇 채의 집을 구입했다.
사람은 겉만 보고는 모른다. 겉만 보고 사람을 따진다면 우리는 좋은 만남을 놓쳐버릴 수 있다. 나도 30만불 정도 집을 찾는 손님의 전화를 받고, 성심을 다하여 찾아 주다가 백만불이 되는 그 집의 리스팅을 받고, 그 이상의 가치의 집을 찾아준 경험이 있다. 좋은 만남이였다.
밖으로 나타난 것을 보지않고 그 사람을 진정으로 도와 주려는 마음, 서로를 이해하려는 마음을 가지면 우리는 좋은 만남을 가질 수 있다. 이것은 에이전트 뿐만 아니라 손님의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한번은 팔로스 버디에 집을 보여 드리려 갔다가 피곤해서 그랬는지, 그 쪽 지리가 복잡해 그랬는지 길을 잃어버려서 한 시간을 헤맨 적이 있다. 다른 손님 같으면 어떻게 부동산 에이전트가 길도 모르냐고 나무라고 했겠지만, 그 손님은 충분한 인내심을 갖고 오히려 나를 위로해 줬다. 하도 미안해서 나에게 집을 안사셔도 할 말이 없다고 했다. 그 손님은 꾸준히 나와 집을 봤고 결국 마음에 드는 집을 찾았다.
나는 모든 에이전트에게 맞는 각자의 좋은 손님이 기다리고 있고, 모든 손님에게 맞는 좋은 에이전트가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조금만 인내심을 가지고 이해를 가지면 좋은 만남을 가질 수 있다. 에이전트와 손님은 좋은 만남이 있으면 집을 찾는 것은 시간 문제이다. 왜냐하면 각 손님에게 맞는 집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정학정 <뉴스타 부동산>

(310)619-1191
www.TeamTorranc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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