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종교대학 탐방 시리즈 (끝) 웨스트대학

2004-05-04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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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대학 탐방 시리즈 (끝) 웨스트대학

불교재단에서 세운 웨스트 대학에서는 불교학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지만 학생과 교직원에게 특정 종교나 신앙생활을 강요하지 않는다. 로즈미드 시에 있는 웨스트대학 캠퍼스 전경.

96년 설립 서래대학 올들어 개명
UC버클리 랭캐스터 박사 총장 취임

인재양성 동서양 교류 중시
평화사 일아 스님 종교학 박사 출신

▲역사 및 배경-1991년 대만인 성운스님이 대만 불광산사의 LA분원인 ‘서래사’의 부속기관으로 LA동부지역에 서래대학(Hsi Lai University)을 설립했으며 1996년 현재의 10에이커 규모의 로즈미드시 캠퍼스로 이전, 올해부터 이름을 웨스트대학으로 개칭했다.
‘서래’란 ‘서쪽으로 온다’는 뜻으로 인문학적 불교의 지혜를 서방세계에 알리고 이를 서양의 윤리 및 정신적 가치와 통합시키고자 하는 성운스님의 비젼을 내포한 것으로 ‘웨스트’라는 새 이름도 의미에는 변함없다.
비영리 남녀공학 사립대학으로 올해는 특히 UC버클리 종교학과 교수 및 학과장으로서 10여 년간 서래대학에서 강의해 오던 루이스 랭캐스터 박사가 최근 UC버클리를 은퇴하고 오는 12일 총장으로 공식 취임하면서 학교의 위상이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학과 및 학위 프로그램-종교학과, 경영학과, 언어학과, 인문사회과학과의 4개학과 안에 학부와 대학원 과정이 있다.
특히 종교학과에는 불교학 및 종교학 학사(B.A.)와 석사(M.A.) 과정이 각각 있고 불교학박사(D.B.S.)와 종교학 박사(Ph.D.) 과정도 마련돼있다.
이중 불교학, 철학, 역사, 교육, 문화 및 문학 등을 심도 있게 공부할 수 있되 학위논문 대신 리서치 프로젝트나 리포트로 대치할 수 있는 DBS는 전문인 과정으로 많은 스님과 불자들이 거쳐가는 인기 프로그램이다. 또 종교학 박사(Ph.D)과정은 불교와 타종교와의 비교연구나 불교에 대한 집약적 연구 수행 후 박사논문이 요구되는 인텐시브 코스로 한인타운 스님 가운데 평화사 주지 일아스님이 서래대학 종교학박사(Ph.D.) 출신이다.
▲면학분위기-학무처장 아난다 구루게 박사는 “전인교육과 동서양의 교류가 2대 사명으로 고급교육을 통해 사회에 필요한 인재로서 태평양의 교량역할을 감당하도록 교육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하고 “특히 불교는 다양성을 포용하는 종교인만큼 모든 종교와 인종의 사람들이 가르치고, 배우고, 함께 연구하는 학문의 장이 돼야 하므로 60여명의 교수진도 기독교, 힌두교 등 각 종교인 및 인종으로 구성돼 있고 수업을 포함한 모든 학교 행사도 종교와 관계없이 진행된다”고 덧붙였다. 전체 등록생 400여명 가운데 풀타임 재학생수는 100여명, 그 중 한인학생은 5명으로 많지 않지만 이번 여름학기부터 한인 성원스님(속명 문찬주)이 교수로 재직하면서 ‘비교종교 세미나 한국종교와 일본종교’ 강좌를 진행한다.
현재 종교학과 박사과정에서 인도불교를 전공하고 있는 유희종씨는 “로컬 학생보다 유학생이 많은 편이라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으며 불교재단에서 세운 학교로 캠퍼스 내에 법당이 있어 자율적으로 참여하는 명상과 염불시간도 있고 대학 측에서 불교대학이라 규정짓지도, 학생이나 교직원에게 특정종교나 신앙생활을 강요하지도 않는다”고 전했다.
또 “조용하고 안전한 캠퍼스에 기숙사와 카페테리아 등 시설이 넓고 좋은 편이며 세계 각 분야 전문인들을 정기적으로 초빙해 수준 높은 학과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국불교 세계화 꿈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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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한인교수 성원 스님

티벳어·범어등 불교판본
틈틈이 영어로 번역 계획

“한국불교의 세계화를 꾀하는 기회로 삼고자 합니다.”
올 여름학기부터 웨스트대학 겸임교수로 봉직하는 성원스님(속명 문찬주·사진)은 학생들로 하여금 동아시아의 전체적인 틀 속에서 한국불교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한편, 한문, 티벳어, 범어, 팔리어로 된 불교판본을 틈틈이 영어로 번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부처님 가르침을 정확히 해석하고 이해하기 위해선 원전을 읽어야만 한다”는 신념으로 팔리어 등 고대언어와 영어, 일어, 중국어, 불어 등 9개 언어를 공부했다는 스님은 “어렵고 보편성이 떨어지는 불교 용어로는 현대인에게 적절한 삶의 방향을 제시해 주기는커녕 가까이 다가서기조차 쉽지 않다”고 지적하고 “한국불교의 세계화란 우리 것을 미국에 알리는 동시에 미국식 학문의 방법론 등 각종 장점을 역으로 끌어들여 접목시키는 병행작업으로 출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1985년 서울 구룡사(주지 정우스님)로 출가한 성원스님은 1989년 단국대 불교학과를 졸업하고 1992년 서울대학교에서 철학전공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한 후 3년간 군승 장교로 복역했다.
본격적인 학문의 길로 들어서기 위해 1997년 하와이로 건너온 성원스님은 지난 2000년 위스콘신 대학서 아시아언어문화학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1년간 도쿄대 인도철학과에서 연구원을 지낸 후 위스콘신 대학으로 되돌아가 2002년 중국불교경전의 체계 및 해석학을 파헤친 ‘중국교판사상사연구’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웨스트대학 60명 교수진 가운데 유일한 한인인 성원스님은 오는 7월5∼23일 첫 수업으로 여름학기 비교종교세미나를 맡아 ‘한국불교와 일본불교’에 대해 강의할 예정이다.

캠퍼스정보

·학비: 수업료는 유닛당 200∼250달러, 학기당 기숙사 및
식비 2,400달러(2인1실 기준)
·시설: 골프장에 접해 있는 10에이커 산중턱의 캠퍼스 내에
법당과 기숙사, 카페테리아, 도서관, 야외수영장, 스
파, 컴퓨터랩, 언어실습실 등이 있다.
·주소 및 전화: 1409 N. Walnut Grove Ave.
Rosemead, CA 91770, (626)571-8811
·웹사이트: www.hlu.edu


<김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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