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윤실 호루라기 나눔선교회 사태가 주는 교훈

2004-04-27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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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일어났던 나눔선교회 사태는 우리 한인사회에 작지 않은 충격과 파문을 일으켰었다.
이곳 한인사회가 겉으로는 크게 발전하고 있는 것처럼 포장되어 있지만 그 안을 보면 도박, 갱, 알코올중독, 윤락등 각가지 부정적인 것들로 병들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나눔선교회 당사자에게는 이번 일이 아무리 좋은 목적을 가지고 하는 일이라 하더라도 불법을 해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얻었을 것이다.
다행히도 이번 사건은 나눔선교회 같은 봉사단체가 우리 한인사회에는 꼭 있어야 할 존재이고 이 단체를 이끌어 가고 있는 지도자들이 성실하고 자기 희생적인 분들이라는게 알려지면서 이들을 도와야 한다는 쪽으로 여론이 모아졌다.
한인회가 나서고 총영사관이 관심을 보이고 각 언론들이 적극적으로 홍보에 앞장섰다. 특별히 이번 나눔선교회 돕기에 한 라디오방송이 보여준 열성은 많은 사람들을 감동케 해서 큰 금액을 모금해서 이 기관이 재기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주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교회 협의회도 나서서 산하 각 교회에 나눔선교회 돕기를 호소하였다.
이러한 노력들로 큰 두 교회가 큰 액수의 헌금을 했고 그 뒤를 중형교회들이 따를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교회들의 헌금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고 하니 아쉬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현재 LA에는 나눔선교회와 같은 약하고 소외된 자들을 돕고 있는 여러 기독교봉사 단체들이 있다.
그러나 이들 대부분이 자금난으로 하고 싶은 일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생각해 보면 이들 봉사기관들이 하고 있는 일들은 우리 교회가 해야할 일들이다.
그런데 교회의 문턱은 높고 이런 궂은 일들은 하려는 의지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한인교회들은 해외선교에는 지극히 열성적이다. 교회의 존재 이유가 선교에 있다는 것을 누가 모르겠는가?
나는 이번 기회에 우리의 교회들이 해외선교 못지 않게 가까운 이웃을 돌보는 구제와 봉사에도 관심을 돌려 달라고 권고하고 싶은 것이다. 각 교회의 예산을 살펴보면 선교비에 비하여 구제봉사비는 1/10도 안된다.
교회 전체예산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지금 우리의 삶의 터전인 이 미국이 잘못되어 가고 우리 동포사회가 병들어 있는데 그리고 우리의 귀한 자식들이 빗나가고 있는데 이런 일들을 소홀히 할 수 있겠는가?
나는 여러 교회에게 선교비의 1/3이라도 로컬을 위해서 사용해 달라고 제안한다. 미주의 한인사회는 교회 중심의 커뮤니티이다. 교회의 지도력과 영향력 여하에 따라서 우리 동포사회의 앞날이 결정될 것이다. 교회는 이러한 우리 모두의 소망을 저버리지 말고 맡겨진 사명을 잘 감당해야 할 것이다.

유 용 석(LA 기윤실 공동대표) (213-387-1207, cem_la@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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