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윤실 호루라기 삶으로 전하는 복음

2004-04-20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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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한국의 한 청년에게 고뇌에 찬 고백을 들었습니다. 한국사회의 미래를 짊어질 젊은이들이 모여 한국 기독교를 두고 마치 삼류 문화를 보는 것 같다고 하더라는 것이었습니다.
전도를 이유로 공중질서를 무너뜨리는 행위를 서슴치 않고, 교인들을 동원하여 정치색이 짙은 집회를 열며, 지역사회의 공익보다는 교회건물 치장하는 일에 우선하고, 교회 안에서도 다툼과 분쟁이 끊이지 않으며, 범법행위를 한 교회 지도자들을 두둔하는 교계를 보며 한국 기독교의 희망을 찾을 수 없었노라고 그는 토로했습니다.
한국의 한 여론조사 기관이 비종교인들을 대상으로 10년 이내 자신들이 선택할 종교에 대한 선호도에 대한조사를 했습니다. 응답자의 32%가 천주교를 선택했고, 그 다음은 불교, 개신교를 선택한 사람들의 비율은 10%가 조금 넘었습니다. 또한 직장인들 중 비기독교인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대상자의 84%가 복음을 접한다해도 관심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합니다. 두 가지 설문은 향후 10년 동안 한국교회의 성장 둔화와 함께 비그리스도인들을 교회로 초청하기 위한 총동원전도행사, 부흥회 등의 전도 방법론 등이 별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을 가져왔다고 합니다.
남가주의 한 대형교회 목회자는 일년동안 세례를 받은 신도가 십수명에 불과했음을 고백하고 교회의 사회적 관심과 전도전략의 수정이 필요함을 지적했다고 합니다. 미주지역의 한인교회간에도 이제는 자연적인 성장보다는 교인들간의 수평이동으로 인한 변화만 있다고 합니다.
이제 말과 문서로만 복음을 전하는 시대는 지나간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문제는 복음이 현대인들에게 호감을 주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복음을 전달하는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에게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복음이 전하는 메시지는 옳은데 왜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보여주는 삶의 양태는 복음과 다른가에 의문을 갖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말로 전하는 복음보다는 그리스도인의 삶을 통해 전해지는 복음의 능력을 눈으로 확인하고 싶어하는 것입니다.
교회는 사회를 도덕적으로 바로 세우고, 고통받는 이웃들의 필요를 채워줄 수 있는 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 사회에서 교회만큼 물적, 인적 자원과 함께 영적 지원을 감당할 수 있는 완벽한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 곳은 흔치 않습니다. 교회와 그리스도인이 세상의 빛과 소금이라는 사명 앞에 성실한 자세로 임하고, 지역사회와 이웃들에게 감동을 주는 역할을 감당할 때 복음은 믿지 않는 이들의 가슴에 살아 역사 할 것입니다. (213)387-1207.

전종천(LA 기윤실 실행위원)www.cemkl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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