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윤실 호루라기 평신도여, 호각을 불라

2004-04-13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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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혹은 이민교회에 대해 절망하다가 그래도 최근 한 가닥 희망의 근거를 찾는 근거는 교회개혁을 외치는 소리가 여기저기에서 들리기 때문이다. 내가 섬기고 있는 기독교윤리실천운동도 건강교회운동에 적극적이지만, 보다 급진적인 분들은 한국에서 교회개혁시민연대를 결성하였고, 교회개혁을 위한 인터넷신문(www.newsnjoy.kr.co)도 나오고 뜻있는 크리스천의 상당수가 교회개혁을 위해 발벗고 나서서, 교회세습반대. 투명재정운동, 교단선거정화운동, 교회에 바른정관써주기운동 등을 벌리고 있다.
한국교회의 위기는 한마디로 교회가 교회 같지 않게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생긴 것이다.
교회가 교회 같지 않다는 것은 교회가 양적 팽창을 위해서 성경적으로, 혹은 윤리적으로 해서는 안 될 일들을 하고 있으며, 운영에 있어서도 비성경적, 비도덕적, 불법적인 일들이 많이 있다는 말이다. 그리고 이러한 교회 운영의 한 가운데에는 담임목사가 있고, 대부분의 한국교회에 있어서 교회의 권력은 담임목사에게 철저하게 집중되어 있다. 그러다 보니 목사가 바뀌지 않고는 교회개혁은 헛 구호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교회개혁에 있어서 교역자들이 앞장을 서 주기를 기대하는 것은 산에 가서 고기를 구하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 매회 개최하는 건강교회 포럼에도 발제자나 토론자로 목사님을 모시기가 그렇게 힘이 든다. 교회개혁을 위해 논문집을 하나 내려고 계획하고 있는데 ‘교단정치’와 ‘신학교문제’라는 두개의 핵심적인 문제를 용기 있게 다루어줄 목사님을 구하지 못해 아직 책을 내지 못하고 있다.
모두들 그런 일을 교계에 몸담고 있는 교역자가 하기는 힘들다고 말한다. 스스로에게 이득이 되지 않는 일에 끼어 들어 교계에서 미운털이 박힐 것을 두려워하고 있음은 뻔한 일이다.
그래서 교회개혁을 생각하면 힘없는 평신도들을 생각할 수밖에 없다. 평신도 하나하나가 자기 교회가 영적으로 그리고 윤리적으로 옳게 서려면 어떻게 하여야 하는가를 고민하여야 한다.
이것은 교회내의 분파나 분란의 조성이 아니라 교회를 위한 충정임을 명확히 하고 힘을 모아 교회개혁을 위해 힘차게 호각을 불어야 한다. 우리들의 무행동이야말로 우리 모두를 영적 침몰로 몰고 가는 자살행위임을 깨달아야 할 때이다. (LA 기윤실 공동대표)

박 문 규
<캘리포니아 인터내셔널대학 학장>

213-387-1207 www.cemkl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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