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동굴 다이빙의 메카 멕시코 유카탄 반도

2004-03-18 (목) 12:00:00
크게 작게
멕시코 리미에라 마야 동굴 다이빙

스킨 스쿠버 애호가들은 아직 봄빛이 완연하지 않은 뉴욕을 떠나 따뜻한 곳을 찾아 스킨 스쿠버 다이버 여행을 떠난다. 멕시코만에 위치한 멕시코 유카탄 반도는 겨울철에도 따뜻한 기온과 동굴 다이빙을 하기에 천혜 조건을 갖춘 수중동굴로 유명, 연중 스쿠버 다이빙족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편집자주>

유카탄 반도는 북아메리카 대륙이 점차 좁아지다가 멕시코 끝에서 대서양으로 불쑥 튀어나온 곳으로 플로리다 반도와 마주 보면서 서북쪽을 멕시코만으로 만들어 주고 있다. 따라서 유카탄 반도의 북서쪽은 멕시코 만이며 동남아 쪽은 카리브 해와 접해 있다.


멕시코에 속하는 유카탄, 퀸타나 루 등 3개의 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번에 방문한 톨룸은 퀸타나 루에 속한다.퀸타나 루 지역은 아름다운 풍광을 가진 해변으로 유명한 곳인데 고급 리조트와 호텔들이 많이 위치해 있는 북부 해변 지역을 특별히 리비에라 마야라고 한다. 국제 공항이 있으며,
대형 호텔들과 비즈니스 센터로 숲을 이루는 유명한 휴양지 칸쿤을 비롯해 다이버들로 넘쳐나는 코주멜의 관문 역할을 하는 플라야 델 카르맨, 세계적인 동굴 다이빙 지역인 아쿠말, 툴룸 등이 리비에라 마야 지역에 위치해 있다.

실제로 칸쿤에서 툴룸까지 차양으로 2시간 정도 이동하는 동안 해변 쪽으로는 대형 리조트들이 즐비하게 자리 잡고 있는데 도로 변의 큰 출입문을 통과해서 2~3km 정도 차양으로 더 들어가야 해변의 리조트에 도착할 수 있을 정도로 넓은 규모를 자랑한다.

유카탄 반도는 고대 마야문명의 발상지로도 유명한데 아직도 곳곳에 마야 유적지들이 남아 있으며, 마야어를 사용하는 독특한 체형의 마야 사람들이 살고 있다.

리미에라 마야 지역이 동굴 다이빙의 메카로 인정받고 있는 이유는 이 지역에 무수히 많은 동굴들이 산재해 있고, 이들 동굴이 복잡하고 다양할 뿐만 아니라 안전하면서도 접근하기 쉽기 때문이다. 석회암층으로 구성된 넓은 평지를 이룬 이 곳의 동굴은 우선 고도 차이가 없기 때문에 물 흐름이 빠르지 않아 안전하다. 또한 동굴들은 대부분 바닥의 깊이가 30m를 넘지 않으며 20m를 넘지 않는 동굴들도 많아서 감압을 크게 염두에 두지 않고서도 안전하게 장시간의 다이빙을 할 수 있다.

그리고 동굴로 진입할 수 있는 시노테(마야어로 마르지 않는 물을 가지고 있는 우물이란 뜻으로 수중동굴로 연결되는 입구가 된다)들이 대부분 도로에서 가깝다. 실제 이곳을 방문 8개 시노테를 찾아 다이빙을 했지만 도로에서 가장 멀리 이동했던 거리는 50m에 불과했다.

편안하게 동굴 다이빙을 즐길 수 있는 천혜의 조건이 갖추고 있다.현재까지 이 지역에서 55개의 서로 다른 동굴들이 발견되었으며 탐험된 동굴들의 전체 길이는 약 500km나 된다고 한다. 좁은 지역에 이처럼 많은 동굴들이 자리 잡고 있는 곳은 이 지역뿐일 것이다. 탐험 동굴의 대부분은 야쿠말 툴룸 지역에 위치하고 있는데 이번에 방문했던 툴룸 지역이 동굴 다이빙 최적의 요지로 인정받고 있었다.

현대 첨단 다이빙 기술들이 지하의 수중 동굴을 통과할 수 있게 해주면서 1980년대 초반부터 유카탄 지역의 수중 동굴 탐사가 시작되었다. 당시 탐험가들은 마야 원주민들이 시노테를 수원으로 이용한다는 단순한 사실에서 도움을 받아 수중동굴의 입구를 찾을 수 있었다고.


시노테는 동굴의 천정이 무너지면서 아래에 있는 수중동굴의 일부가 드러나며 우물이나 연못의 형태를 띠고 있는데 마야인들은 이를 아주 신성하게 여기며 숭배해왔다. 그런데 동굴 다이빙은 매우 특수한 형태의 스쿠버 다이빙으로 훈련받지 않거나 경험이 없으면 매우 위험하다.

지난 수십년 동안 전세계의 동굴에서 수 백명의 훈련받지 않은 다이버들이 목숨을 잃었다는 것만 봐도 훈련받지 않고 동굴에 들어가는 것이 얼마나 무모한 지 알 수 있다. 미로 같은 암흑의 동굴 속에서 실을 잃는 위험 상황은 실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며 특히 제한된 공기를 휴대하고 있는 다이버에게 이런 일은 치명적인 사고로 연결된다. 따라서 동굴 다이빙에서 적절한 훈련은 필수적이다.<도움말: 다이버 덕 동우회>


<김진혜 기자> jhkim@koreatimes.com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