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튀는 허니문’ 개성파 신세대 커플 최근 트렌드

2004-03-1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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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신혼여행에도 ‘테마’라는 딱지가 붙기 시작했다. 하와이, 칸쿤, 나파밸리, 레이크 타호…. 해마다 신혼여행지로 뜨는 지역들이 있어 왔지만 최근 몇 년 사이에는 딱히 어떤 지역이라기보다는 테마나 ‘스타일’이 신혼여행의 트렌드를 좌우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예를 들어 누구에게도 간섭받지 않고 그저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속살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청명한 바닷가 해변가에 누워 보낼 수 있는 곳을 찾는 ‘게으른 커플’형부터 가이드도 없고 자연히 팁도 없는 짜여진 시간에 맞춰 돌아다닐 필요도 없는 자유로운 여행인 휴양지형 등의 상품을 찾는 커플이 늘고 있다. 학구적이면서 다리가 튼튼한 사람들은 신혼여행을 배낭여행으로 떠나기도 한다. 시끌벅적하게 친구들이나 친척들과 어울려 신혼여행을 떠나는 커플도 있다. 물론 관광사의 단체여행 상품도 여전히 인기 있는 신혼여행 상품 중 하나이다.
커플의 개성에 어울리는 신혼여행 상품들을 알아보고 신혼여행 상품 구입시 주의할 점들도 정리한다.

<백두현 기자>

◆스타일별 신혼여행


▲둘만의 시간을 갖고 싶어하는 커플을 위한 휴양형 리조트
수개월간의 결혼식 준비로 몸과 마음이 너무나 피곤한 커플, 성격이 내성적이며 움직이기 싫어하는 커플, 둘만의 오붓한 여행을 원하는 커플들이 선호하는 곳이 바로 요즘 한창 유행하고 있는 휴양형 리조트 신혼여행 스타일이다.
여행지를 꼽아보자면 하와이에서는 호놀루루보다 마우이, 카와이에 속하고 멕시코 카보 산 루카, 캐리비언의 리조트 등을 들 수 있다.
예를 들어 하와이에 가더라도 명소 관광은 거의 빼고 휴양지의 리조트에서 2~3박 정도씩 머무는 일정으로 짜여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여행사 상품에 따라 다르지만 현지 가이드의 도움이 없어도 둘만이 리조트에서 편안히 쉬다 올 수 있는 스타일이다. 이 일정들의 특징은 조용하고 편안한 해변가가 바로 앞에 있고 객실은 딜럭스하면서도 식사 또한 리조트 내에서 모두 해결할 수 있도록 짜여져 있는 것이다.
하와이 마우이의 ‘포 시즌’ 리조트의 패키지의 경우 하니문 스위트 하루 숙박료가 400달러가 넘지만 프라이빗 비치와 같은 해변에서 며칠 정도 팔자 좋게 누워 책이라도 읽어보고 강렬한 햇빛아래 한가롭게 선탠을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휴양지 리조트의 단점이라면 여행이 무료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앞 바다에서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해양 스포츠가 있기는 하지만 가격도 만만찮고 초보자의 경우 위험해 보이는 레저 상품을 선뜻 구입하는 것도 쉽지 않다. 시내 관광을 나가거나 다른 사람들과의 떠들썩한 분위기는 기대하기 어렵다. 너무 심심하다 보면 서로에게 지루해할 수 있다는 것이 단점.
▲부지런하고 호기심이 강한 사람들을 위한 배낭여행 스타일의 상품
학구적이면서 다리가 튼튼한 사람들은 바닷가에 이틀씩 누워 있는 상품은 의미가 없다. 한시가 멀다하고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머리와 가슴에 수많은 정보와 추억을 입력시켜야 한다. 더구나 여행에서는 무언가 배울 점이 있어야 한다고 여기는 사람이라면 휴양형 스타일 상품하고는 상극이다.
이런 경우에 가장 어울릴 만한 코스는 역시 유럽. 5일부터 일주일이 대부분인 허니문 휴가 기간에 맞추다 보면 프랑스, 스위스, 이탈리아를 돌아보는 일정이 가장 많다. 배낭을 매고 유로패스를 구입해 기차 배낭여행의 추억을 만들 수 있으며 렌터카를 해서 유럽 주요 관광지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본인이 보고 싶은 일정을 세우고 빡빡하게나마 박물관도 가보고 성당도 가보고 유명한 거리도 직접 걸어본다.
물론 이런 경우에도 단점은 있다. 유럽은 거리상 시간이 많이 걸리는 여행 일정이 된다는 점이다. 그러다 보니 현지에서도 빡빡한 여행 일정이 되기 일쑤. 자연 여유 있는 여행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런 여행 스타일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요즘 항공사에서 만든 추천 여행상품을 따라가는 것도 좋다. 왕복 항공권, 호텔 숙박, 도시간 이동이 가능한 교통편이 포함되어 있고, 도시에서의 일정은 자유롭게 만들어진 것이 대부분으로 부지런한 사람에게는 만족도가 높은 여행 스타일이다.
▲활동적인 사람들을 위한 클럽 리조트형 신혼 여행
활발한 성격에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보는 여행’보다 ‘하는 여행’을 더욱 선호한다. 어디 돌아다닐 필요 없이 한 곳에서 먹고 자고 노는 것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곳이라면 자메이카, 칸쿤 등에 있는 ‘올 인클루시브’(all inclusive) 리조트들. 광고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샌달’(Sandal) ‘클럽 메드’(CLUB MED) 리조트 등이 대표적인 스타일이다.
역시 이곳의 장점은 리조트 앞에 있는 해변가에서 오붓한 시간을 보낼 수도 있지만 워터 슬라이드, 스노클링, 카약, 윈드서핑, 세일링 등 해양 스포츠에다 스쿼시나 당구, 배드민턴, 농구, 테니스, 미니 골프, 양궁, 암벽 등반 등 다양한 레포츠들을 즐겨볼 수 있다는 점. 특히 이곳은 클럽 메이트, GO 등과 같이 강습도 해주고 함께 놀아도 주는 친구들이 있어 원한다면 언제라도 시끌벅적한 분위기에 끼일 수 있어 심심할 틈이 없는 장점이 있다.
밤마다 해변이나 리조트 내 나이트클럽에서 벌어지는 댄스파티가 뜨겁고 부페식의 식사는 결혼식을 위해 그 동안 그렇게 노력해왔던 다이어트를 한순간에 무너뜨려 버린다.
▲사람과 어울림을 위한 단체 신혼여행 스타일
시끌벅적하게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는 스타일, 데이트도 더블 데이트가 재미있다는 커플에게는 여행사의 단체 여행이 제격이다.
여행 지역이야 수많은 상품 중 하나를 선택하면 되고 여행 준비도 거의 할 필요가 없다. 여러 사람들과 함께 여행하게 되어 떠들썩하게 어울려 여행할 수 있다.
물론 이 경우에도 단점은 있다. 단둘이 움직이는 개인 행동이 어렵고 원하지 않더라도 현지의 가이드를 따라 모든 일정을 함께 움직여야 하며, 자연 가이드 팁이나 옵션 관광도 해야 하는 스타일이다.
▲원하는 것이 너무 많은 사람들을 위한 복합형 상품
휴양형이든 계속 돌아보는 관광형이든 한가지로는 절대 만족이 안 되는 사람. 혹은 어떤 것이 나에게 맞는지 갈피를 잡지 목하는 사람은 두 가지를 복합적으로 해보자.
이 때에는 보통 시내에서 관광 할 거리가 있는 샌프란시스코, 밴쿠버, 올랜도 등을 돌아보고 이곳에서 외곽의 휴양지로 이동해서 푹 쉬다 오는 여행 스타일을 찾으면 된다.
샌프란시코 시내를 구경하고 내려오는 길에 몬트레이 등에 있는 여관(inn)을 예약해 2~3일 푹 쉬다 온다. 밴쿠버 역시 시내를 관광 후 빅토리아나 인근 산악지대에서 조용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관광+휴양 상품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색다른 맛의 크루즈 여행
항상 새로운 것에 도전하기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크루즈 여행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크루즈라면 배 안에서 잠도 자고 먹고, 카지노, 헬스클럽, 마사지, 면세점, 수영장 등을 맘껏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든 여행.
또한 기항지마다 정해진 시간동안 관광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함께 이용할 수 있다. 대부분의 기항지가 관광지로 유명한 곳이거나 번화한 도시인 경우가 많아 또 다른 하나의 여행을 만들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남들이 해보지 않은 일을 해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한번쯤 이용할 만한 신혼여행 스타일로 꼽을 수 있다.

◆신혼여행 상품 구입 전 체크 리스트
▲항공편 시간 및 교체 체크
일단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의 결혼식 시간. 결혼식이 끝나고 공항까지 이동해서 신혼여행을 떠날 수 있는 시간이 있는지 체크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경우에 따라서는 항공사들의 스케줄에 문제가 생겨 항공좌석이 남아있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걸 염두에 둔다.
항공사마다 다른 현지 도착 시간을 체크해서 여행지에서 실제로 보낼 수 있는 시간, 본인의 컨디션에 맞는 일정을 비교·선택한다. 다른 도시를 경유할 경우(비행기를 갈아탈 경우) 대기시간도 고려해 봐야 한다. 또한 만일 경유지에서 1박을 해야한다면 비용부담도 확인한다. 본인이 가지고 있는 마일리지 프로그램이 있다면 비교를 해서 적립이 가능한 항공사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호텔 이름과 등급
허니문 상품에 포함되어 있는 호텔은 대부분 딜럭스한 특급 호텔들이다. 하지만 같은 초특급이라도 호텔들마다 차이가 나는 것이 사실이다. 오래전에 지어진 낙후된 시설로 기대에 못 미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미리 호텔 이름과 등급을 체크한 후 인터넷을 뒤져 호텔 사진(100% 믿을 수는 없지만) 등을 통해 시설을 살펴보고, 주위의 경험자들에게 비교 검토를 부탁해 보는 것이 좋다. 체크인 할 때 신혼부부라고 하면 호텔 측에서 방을 업그레이드 해주거나 선물을 증정하는 경우도 있다.
▲객실 침대는 더블인가?
당연하다는 생각으로 방심하고 있다가 첫날밤 들어간 객실에 트윈 침대가 놓인 것을 보고 기겁하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일반 호텔들은 실제로 더블보다 트윈 침대가 상당히 많다.
▲가이드 팁은?
원래 팁이라는 개념은 정말로 고마울 때에 그 수고에 대한 대가로 지불하는 것이지만 현실적으로 팁은 여행 관례상 주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되어 버렸다. 그렇다고 불합리한 관행을 고친다고 나섰다가는 신경전을 벌이는 피곤한 여행이 되기 십상이다.
여행사에는 일단 가이드에게 얼마 정도의 팁을 주는 것이 관례인지 물어본다. 1인을 기준으로 하루동안 얼마를 주는지, 또한 가이드 외에 버스 운전기사나 가이드 보조 등에게도 따로 챙겨주어야 하는지 세세하게 물어둔다. 또한 여행지에서 가이드가 무리한 팁이나 샤핑을 요구했을 경우의 대처 요령도 들어둔다.
▲준비물
여행지마다 필요한 준비물들이 약간씩 다르게 마련이다. 허니문 여행시에 필요한 준비물 외에도 그 곳에서 꼭 필요한 준비물들을 물어봐 두는 것이 좋다. 남미 등 더운 지역으로 여행하더라도 긴 팔 옷이나 바지 한벌쯤이 꼭 필요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지에서의 식사는?
식사 또한 일정표에서 호텔식인지 현지 특별식인지 한식인지 모두 명기가 되어 있다. 확실히 그대로 실행이 되는지 확인을 해둔다.
▲계약 취소는?
여행사에 여행 상품을 계약할 때는 여행 약관이나 환불 규정 등을 귀찮지만 미리 꼼꼼히 읽어 둔다.
▲샤핑
신혼 여행객들은 대부분 여행지에서 친지들의 선물을 꼭 사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린다. 공항 면세점이나 비행기에서도 샤핑이 가능하지만 가격이 만만치 않다. 이럴 때는 미리 현지에서 구입할 만한 토산품, 샤핑할 만한 대형 면세점이나 샤핑센터가 있는지 알고 가는 편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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