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교계, 영화 ‘그리스도의 수난’ 감동의 물결

2004-03-0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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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의 사랑 가슴 뜨거워”

주중·낮 시간 단체관람 늘어


“팝콘과 드링크를 사들고 들어갔지만 먹지 못하고 그대로 들고 나왔어요” “다른 영화처럼 끝나고 바로 일어나 나가는 사람은 한 명도 없더군요” “객석이 온통 신음과 흐느껴 우는소리로 뒤덮였습니다” 최근 인구에 회자되고 있는 멜 깁슨의 영화 ‘그리스도의 수난’(The Passion of the Christ)이 한인 교계에도 화두로 떠오르면서 극장가에는 주말은 물론 주중 낮 시간에도 단체 관람을 나선 한인들의 모습이 쉽게 눈에 띈다.



대형교회에서는 청년부나 선교회, 성경공부회 등 모임별로 가기도 하고 전 교인이 표를 예매해 아예 극장 한 곳을 전세 내어가기도 한다.
뉴호프채플(담임목사 이현수)의 안여진 씨는 “지난 목요일 250명의 교인이 단체로 극장 앞에서 비디오 기념 촬영과 관람 전 인터뷰도 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입장했으나 나올 땐 다들 숙연해져 계획했던 관람 후 소감 인터뷰는 취소하고 각자 집으로 헤어졌다”며 “하지만 평면적으로만 보이던 ‘십자가 보혈의 사랑’에 대해 명백한 확신을 갖게 한 영화였다”고 말했다.
패사디나에 있는 사랑의빛 선교교회(담임목사 김재문)는 거주지 별로 나뉜 구역모임에서 지난 주말부터 지역에 따라 라카냐다와 패사디나 지역 극장을 선택해 성경공부 대신 단체 관람을 하고 있다.
유용덕 목사는 “개인별 시간과 거주지가 모두 달라 교회 전체로 가기는 어려울 것 같지만 구역단위로 이미 본 구역도 있고 앞으로 계획중인 구역들도 있어 대다수 교인들이 이 영화를 접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동양선교교회(담임목사 강준민) 청년부 김유진 회장은 “개인적으로 이미 봤지만 오는 토요일 청년부 전체 200명 중 80명이 교회에 모여 교회 버스로 함께 단체 관람을 갈 예정이라 또 한번 볼 생각”이라고 밝히고 “미국교회인 새들백처치의 경우 당회에서 표 6만장을 예매해 교인 1만5,000명에게 전도용으로 모두 나눠주기도 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또 토랜스제일장로교회(임시담임 정시우)도 청년부와 선교회 등 각 소속 부서별로 몇 차례에 걸쳐 근처 롤링힐스 샤핑몰 내 극장으로 단체 관람을 다녀왔고 글렌데일연합감리교회(담임목사 이성현)도 성경공부 모임단위인 ‘샘터’ 별로 모여 지역 극장에서 단체관람을 행하고 있다.
나성영락교회(담임 림형천 목사) 역시 극장을 몇차례 전세 내어 원하는 성도들이 함께 관람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이 같은 현상은 비단 개신 교회 뿐 아니다. 성토마스한인천주교회(주임신부 김기현)도 지난 주 주임신부를 비롯한 신자 450명이 부에나팍 몰내의 극장을 전세 내 단체관람을 했다. 김기현 신부는 “처음에 표를 250장만 구입해 판매했으나 금새 매진돼 남은 200장을 더 사왔는데 역시 순식간에 매진, 결국 극장 하나를 모두 전세 낸 셈이 됐다”며 영화에 대해서는 “시청각을 통해 접하니 성서의 내용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됐고 특히 당시 사용하던 아람어와 라틴어로 들으니 시대적 분위기를 가까이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김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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