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윤실 호루라기 선교비·구제비·사회봉사비

2004-03-02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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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은 매년 건강교회 포럼이라는 이름으로 토론회를 가지고 있습니다. 2003년 작년의 주제는 ‘미주한인교회의 사회봉사와 그리고 교회 헌금의 바람직한 사용 방안’이었습니다.
나는 둘째 날의 교회 헌금에 관한 토론자였음으로 그 때 발표했던 의견을 이 지면을 통해 한번 더 말해 보고자 합니다. 내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된 데에는 이번에 일어난 영락교회 문제에서 자극을 받은 것도 사실입니다. 모든 교회예산의 수입의 원천인 헌금을 우리 미주 한인교인들이 얼마나 하고 있는지 궁금하여 조사해 본 결과 한 교인이 연간 1,500~2,000달러 정도의 헌금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액수는 한국의 교인들의 일년 헌금액 100만원(약 800달러)의 2배에 해당하는 액수이고 미국교인의 580달러(침례교인) 대해서는 거의 3배에 가까운 액수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이렇게 열심히 일해서 바친 헌금이 교회에서는 어떻게 쓰여지고 있을까? 이 문제에 관해서는 그 날 주제 강사가 잘 설명해 주었는데 오늘은 그가 분석한 선교비, 구제비, 사회봉사비 항목에 대해서만 제 의견을 부연하고자 합니다. 분석에 의하면 모든 교회가 공통적으로 선교비에 관해서만은 좀 과장하려는 경향이 있지만 평균 약 20%를 지출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 액수는 선교에 열심인 미국 침례교인의 선교비 지출 11%의 거의 배에 가까운 숫자로서 미주 한인교회가 선교에 얼마나 열심인가 하는 것을 재확인하고 사실 마음이 흐뭇하기도 하였습니다. 반면 구제비와 사회봉사비의 지출 비율은 1%에도 못 미치는 낮은 수준이어서 예상했던 일이지만 그 인색함에 실망이 되기도 했습니다.
미국사람들은 국가에 바치는 세금 외에 1년에 2,000억달러, 즉 1인당 약 700달러의 기부금을 사회에 내고 있습니다. 이 액수는 한국정부의 2년 예산액에 해당하는 액수로서 미국인들의 청교도 신앙에 입각한 이러한 기부 문화가 미국을 윤택하게 하는 큰 요인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한편 한인들의 기부나 헌금은 일반사회나 주류 자선단체에는 거의 하는 것이 없고 모든 헌금이 교회에 집중되어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한인들의 동포사회나 주류사회에 대한 기부와 봉사는 교회가 대신하여 담당해야 할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우리 한인교회의 대표격인 영락교회가 그런 면에서 교회의 문은 열고 사회에 봉사하겠다고 나선 것은 주일성수 문제는 논외로 하고 참으로 잘한 일이라고 생각되며, 앞으로는 한인교회들이 외부선교에 못지 않게 우리가 살고 있는 땅의 동포와 미국을 위해서도 이바지하는 교회들이 되었으면 합니다.

유 용 석 공동대표
(LA 기독교 윤리실천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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