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김진홍 목사의 오늘의 묵상

2004-02-24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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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시인 김춘수의 ‘꽃’이란 작품 중의 한 부분이다. 상대의 이름을 불러준다는 말은 그냥 이름을 부른다는 뜻이 아니고, 사랑에 벅찬 가슴으로 상대의 이름을 부르는 경우이다.
그렇게 사랑의 감동을 품고 이름을 불렀을 때 상대는 부르는 사람에게로 와서 꽃같이 귀한 사람이 되는 것이다.
어느 시인은 이르기를 사랑은 70%의 불안과 30%의 믿음 속에 그 자신을 사르게 되는 황홀한 불길이라 표현하였다.
한 남성이 한 여성을, 혹은 한 여성이 한 남성을 사랑할 때의 깊고도 미묘한 감정 세계는 스스로 경험함으로써만 깨달을 수밖에 없는 신비의 세계이다.
그래서 사랑의 세계는 누구에게나 불안하고 고독한 세계이다. 누구에게나 처음 부딪치는 세계이기 때문이다.
누구에게나 인간을 사랑하고 그리워한다는 것은 표현할 수 없는 두려움과 흥분과 모험, 그리고 기쁨을 준다. 때로는 땅이 무너져 내리는 듯한 고독과 안타까움, 그리고 때로는 온 세계를 다 차지하게된 것 같은 환희를 느끼게 해 준다.
그러니 인간이 인간을 사랑한다는 것보다 더 중요하고 더 값어치 있는 일이 달리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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