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2세 맞춤형’미사 신앙 쑥쑥

2004-02-24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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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세 맞춤형’미사 신앙 쑥쑥

성 그레고리 한인 천주교회 한글학교 기초반 어린이들이 클라라 이 교사와 김 파코미아 수녀의 지도로 한글을 소리내어 읽고 있다.

LA성그레고리 한인천주교회, 영어 메시지·한글교육등

최근 발표된 2004년 교황청 연감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62억 1,200만 명 인구 가운데 가톨릭 신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17.2%. 절대수로는 전년 대비 1,000만 명 정도 증가했지만 인구 대비 신자비율로는 0.1% 감소한 것이다.
이 같은 추세 속에서 2세 신앙교육에 중점을 둔 각종 프로그램 운영으로 장기적인 커뮤니티 내 성도들의 결합과 성장에 힘쓰는 한인 성당이 있어 관심을 끈다.
LA 성그레고리 한인천주교회(주임신부 정현철)는 매주 주일 미사시간에 어린이들만을 위한 영어 미사를 따로 마련하는 보기 드문 한인성당. 어린이를 위한 영어 메시지와 성가를 따로 준비하고 미사 순서를 엄숙히 지키되 다소 자유로운 분위기로 이끌어 간다.
또 주일 오후 5시30분에는 아침시간을 놓치기 쉬운 ‘오후형 싱글’들을 위한 청년 영어미사도 준비해 신앙 속에서 이루어질 수 있는 자연스런 교제의 장도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지난 가을학기부터 주말한국학교도 다시 열어 한국어 교육에 정성을 쏟고 있다. 각 10여명씩 5개 반으로 운영되는 한글학교는 토요일 오전 9∼12시까지 초·중·고급 한국어와 SAT II 한국어 준비반으로 나뉘어 있다.
교장 김 파코미아 수녀는 “1.5세로 이중언어가 자유로운 주임 신부의 사목방침이 자녀들의 한국어와 한국문화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특히 가정에서 부모와의 대화는 물론 기도도 한국어로 할 수 있도록 교직경력을 가진 성당소속 교사들이 일반교재와 시청각 교재를 다양하게 이용해 지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미 교직경력을 토대로 현재 중·고생 SAT II 준비반을 담임하고 있는 클라라 정 교사는 “학생과 부모님들의 반응이 좋아 조만간 20∼25주 과정으로 평일 오후반을 마련해 자녀들이 신앙공동체 안에서 함께 공부하며 커갈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학교 때 이민 온 이후 계속 성그레고리 성당에 출석해 왔다는 중급반 수잔 한 교사는 “예나 지금이나 어릴 때 부모를 따라 한인 성당에 나오던 1.5∼2세들이 청소년기를 거치며 흥미를 잃고 성당을 떠나는 일이 허다하며 특히 우리 대학 시절엔 ‘성당 내에서 친구를 사귀었으면’ 하는 소망과 아쉬움이 컸던 기억이 난다”고 회상하고 “늦게나마 시작된 소중한 ‘2세 맞춤형’ 성당 분위기와 프로그램들을 잘 운영하고 더욱 개발해서 한인사회의 가톨릭 공동체가 내실을 다지며 성장할 수 있도록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성 그레고리 성당은 1979년 성 아담스 성당 다음으로 세워진 LA의 두번째 한인 성당으로 현재 정 알렉스 주임신부는 남가주 지역 한인성당 가운데 미국에서 서품 받은 첫 1.5세 주임신부다.
최근 한국대구교구로부터 파송, 지난 주 새로 부임한 최성욱 보좌신부와 함께 한인 후대 신앙다지기에 힘쓸 성 그레고리 한인천주교회의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


<김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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