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북한돕기 미주한인들 나서야”

2004-02-2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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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비전 한국회장 박종삼 박사

어린이 45%가 영양실조, 굶고 병들어
‘악의 축’세계가 외면, 도울자 우리뿐

“세계가 외면하는 지금이야말로 동포들이 나설 때입니다”.
월드비전 한국회장 박종삼(67) 박사는 12일 열린 USC 사회사업대학원 올해의 `자랑스러운 동문상’(Distinguished Alumnus Award) 시상식 참석 차 LA를 방문, 북한어린이 돕기에 대한 미주교포들의 적극적 동참을 호소했다.
“북한 어린이 기아 구제는 지금이 최적기”라고 주장한 박 회장은 “세계가 악의 축, 불량국가라며 얼굴을 돌리는 이 순간 북한에선 어린 생명들이 굶고 병들어 죽어 가고 있다. 6자 회담이 끝난 후 세계가 도움의 손길을 뻗칠 때는 굳이 우리가 나서지 않아도 되지만 지금 도울 자는 동포들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북한 아동의 45.2%가 만성 영양실조며 특히 90년대 이후 출생아들이 한국인의 정상 체형을 갖추려면 앞으로 120년 이상의 시간이 걸리는 등 매우 심각하다”고 실상을 고발하고 “하나님의 나라가 이 땅에 임하길 소망하는 기독교인들조차 정치와 외교와 이념 앞에 죽어 가는 어린 생명을 방관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후원을 거듭 촉구했다.
월드비전은 1950년 한국전쟁 고아들을 돕기 위해 미국의 밥 피어스 목사가 한경직 목사와 함께 한국서 공동 설립한 국제기독교구호단체. 연간 약 10억달러 예산으로 전세계 100여개국 170만명 아동구호에 주력하고 있으며 수혜국이던 한국은 지난 92년 후원국으로 전환했다.
한국 본부는 북한 농업개발을 통한 식량구호와 해외 20개 빈곤국가 후원 외에 한국 내 13개 지역사회복지관 및 75개 아동시설과 결식아동·노인지원, 탄광촌 진폐환자 결연사업과 가족해체예방사업인 ‘위기가족 지킴이’ 운동 등을 펼치고 있다. 박 회장은 1936년 황해도 신천 출신으로 1951년 15세 나이로 단신 남하해 전쟁고아로서의 난관을 딛고 서울대학교 치과대학을 졸업(1960)했으나 안락한 치과의사의 삶을 버리고 무의탁 비행청소년마을 ‘광주 보이스타운’을 설립하는 등 평생을 독신으로 사회복지사업에 헌신해 왔다.
1962년 한국 장로회신학대학을 졸업하고 미 프린스턴 신학원 목회상담학 석사(1968) 및 버지니아 커먼웰스대 사회사업학 석사(1970)와 USC 사회사업학 박사학위(1975)를 취득했으며 1970년 광주 보이스타운을 설립, 청소년들과 동고동락하며 2001년까지 숭실대 사회사업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지난해 제7대 월드비전 한국회장에 취임한 박 회장은 전쟁 고아출신으로서 그 구호를 목적으로 설립된 단체의 대표가 된 셈. USC 사회사업대학원 ‘올해의 동문상’은 세계적으로 사회복지에 공헌한 동문에게 수여하는 명예로운 상으로 대학측은 박 회장의 공로를 인정, 2004년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김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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