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시간을 정복하는 사람이 시간을 즐긴다’

2004-02-0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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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교인들로부터 이런 격려를 받을 때가 있다. “목사님, 건강관리를 잘 하십시오. 목사님의 몸은 목사님 것만이 아닙니다”
물론 이러한 말이 나 자신에 대하여 더욱 진지하게 돌아보게 만든다. 생각해 보면 어디 이 말이 목사에게만 적용되는 것이겠는가? 누구나 자신의 삶은 자신의 것만이 아닌 셈이다.
작게는 사랑으로 연결되어 있는 가족들의 것이고 넓게는 사회와 이웃들의 것이며 좀더 나아가서는 창조주 하나님의 것인 셈이다.
이 점을 생각한다면 나에게 주어진 시간도 건강도 더 잘 관리해야 마땅한 것이다. 나의 삶이 다른 사람들에게 축복이 될 수도 있고 짐이나 고통이 될 수 있다면 나의! 삶에 대해서도 내 것이라고 어찌 소홀히 할 수가 있겠는가?
새로운 각오와 함께 시작했던 새해도 이제 한 달이 지나고 두번째 달을 맞이하였다. ‘시간을 정복한 남자 류비세프’라는 책은 다시 한번 내 삶의 의미에 대하여, 특별히 내게 주어진 시간의 기회에 대하여 깊이 돌아보게 한다.
‘시간을 정복한 남자 류비세프’라는 책은 곤충분류학자였던 구소련의 알렉산드르 류비셰프(1890~1972)의 삶을 기록한 전기이다. 그는 엄청나게 많은 분량의 학문적 업적을 남겼다. 그가 82세로 세상을 떠났을 때 그는 70여권의 학술 서적과 1만2,500여장에 달하는 연구논문, 기타 직접 수제본한 수천권의 소책자들을 남기었다.
이러한 작품을 남기기 위하여 그가 드려야 했던 연구시간은 얼마나 많았겠는가.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이러한 많은 학문적 업적을 남긴 사람에게서 기대하기 힘든 요소가 그의 삶에는 있었다는 사실이다. 삶의 낭만이 그에게는 있었던 것이다. 그는 평소 8시간 이상 잠자고 산책과 운동을 즐겼으며 중요한 공연과 전시를 빠짐없이 관람했다고 한다. 그리고 피곤할 때에는 언제나 쉬었다고 한다.
시간을 정복하는 자가 시간을 즐긴다는 사실을 보여 준 삶이었다.
어떻게 이러한 일이 가능할지는 그의 삶의 방법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었다. 젊은 과학도였던 시절부터 그는 자신이 사용하는 시간을 모두 기록하면서 쓸데없는 시간을 없애고 모든 시간이 의미 있는 시간이 되게 한 것이다.
그의 삶은 늘 시간에 좇기면서 살아가는 나에게는 도전적이면서 동시에 지혜롭게 받아들여진다. 내 삶은 더 이상 나만을 위한 것이 아닐진대 시간을 분별 있게 사용하여 다른 사람들에게도 축복이 되어야겠다.
시간을 정복하는 자가 동시에 시간을 즐길 수 있음을 기억하면서 두번째 달을 맞이한다.

림 형 천 목사 (나성영락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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