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랑방 같은 사찰 만들터”

2004-02-0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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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 같은 사찰 만들터”

열린 평화사를 함께 꾸려나갈 두 비구니 스님, 일아 스님(오른쪽)과 청도 스님이 불단을 배경으로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평화사 새주지 취임
일아 스님 포부 밝혀

백인 비구니 청도 스님과
영어회화반·요가반등
획기적 법회·프로그램 운영계획

“대문도, 담도 없는 사랑방 같은 사찰로 만들어 가겠습니다”
2002년 정산 스님 입적 후 쓸쓸하던 평화사에 새 주지로 취임하는 일아 스님은 평화사를 누구에게나 개방해 활기찬 쉼터로 만들겠다고 운영방침을 밝혔다.
일아 스님은 “주린 자는 채우고, 지친 자는 쉬어 갈 수 있는 곳, 수행과 배움의 궁극적 도달점인 ‘나도 행복하고 남도 행복’할 수 있도록 정진하는 장소가 되었으면”하는 바람에서 “지금껏 절에서는 보기 드문 획기적인 법회와 주중 프로그램을 기획했다”고 덧붙였다.
또 앞으로 모든 이웃의 복지와 행복을 위해 평화사에서 동역할 백인 비구니 청도 스님과 함께 “불교의 취약부분인 공공복지를 위한 사회봉사에 주력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 달 중순부터 시작될 평화사 프로그램으로는
첫째, 매주 토요일 오후 5시 청도 스님이 진행할 영어회화반으로 “이민사회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기 때문에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둘째는 건강으로, 신체의 건강을 위해선 운동 가운데 불교적 수행과 밀접하고 참선의 효과도 가져올 수 있는 ‘요가’를, 또 마음의 건강을 위해선 대인관계와 자기성찰에 대해 토론식 대화로 깨달음을 찾는 ‘마음 나누기’를 매주 목요일 오후 7시에 일아 스님이 직접 지도한다.
셋째, 매주 금요일 저녁 7시 각계 전문인 2∼3명을 초빙해 주제 발표를 듣고 참가자들과 자유 토론하면서 내면의 문제를 찾아 해결하는 ‘사랑방 토론장’과 넷째, 불교의 대표적 수행인 참선을 통해 알지 못했던 현상을 바로 깨닫게 돕는 ‘명상 수행의 이론과 실습’ 시간을 매주 토요일 오후 7시부터 일아 스님 지도로 진행될 예정이다.
일요 정기법회에 대해서도 일아 스님은 “종교를 초월해 모든 사람에게 통하는 보편적 진리를 전하고자 한다”며 “1부에선 108참회 절 기도와 참선 및 예불을 각 15분 씩, 설법은 40분에 집약하고 점심을 나눈 후 새 신도와 차를 나누며 환영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라고 전했다.
특히 청도 스님은 법회(10시30분∼12시) 동안 “별채에서 어린이 법회를 열어 불교 이야기와 노래, 무용 및 놀이를 진행할 예정”이고 또 주중엔 “한인 알콜 중독자 가족을 위한 프로그램(Al-Anon Family Group)을 구성해 신앙에 관계없이 가족 중 알콜 중독자가 있어 고통받는 한인 가족들을 도울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동안 주승 없이 객들만 거쳐가 쓸쓸하던 평화사를 온화하면서 활기찬 비구니 스님들이 이끌게 돼 모처럼 절 이름에 걸 맞는 평화와 생기를 되찾게 됐다며 신도들의 기대도 스님들의 포부만큼이나 한껏 부풀어 있다. 새 주지 취임법회는 오는 15일 오후 2시 평화사(1517 Crenshaw Bl.)에서 도안 큰스님 설법으로 열린다. 문의 (213)675-3893

일아· 청도 스님은…


▲일아 스님은 30여년 전 한국서 고교 교사생활을 접고 조계종 석남사로 출가, 조계종 비구니 운문승가대학을 졸업했다.
태국 수도원에서 위빠사나 선수행과 보스턴 캠브리지 선센터에서 참선 수행을 한 후 SUNY 스토니브룩 종교학 학사와 LA 시라이 대학에서 비교종교학 석·박사학위 취득 후 로메리칸 대학 불교학 교수를 역임했다.
▲청도스님은 버지니아주 출생으로 1979년 보스턴 캠브리지 선센터에서 숭산 스님 지도아래 수행하고 94년 출가했다.
뉴잉글랜드 침술대학서 동양의학을 수련하고 95년 한국 국제선원에서 5년간 수행한 후 2000년 신시내티와 애나하임 연등사와 정혜사 등 미주에서 의료봉사와 포교에 힘써 왔다.


<김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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