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작은 정성이 장애우 희망의 빛”

2004-01-28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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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알선교단 장학금 전달·기금모금 콘서트 230여명 축하·격려

17명에 3,600달러씩
코로 키보드 연주
엄일섭씨 찬양도

HSPACE=5

남가주밀알선교단 신용규 이사장이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HSPACE=5

“남편 엄일섭 씨의 어떤 면이 맘에 드느냐”는 사회자 유수옥 씨의 질문에 아내 이현숙 씨가 “잘 생겼어요”라고 답해 폭소를 자아내고 있다.


남가주밀알선교단(단장 이영선)이 개최한 2004년도 밀알 장애우 장학복지기금 수여식과 기금모금 디너 콘서트가 감동과 감사의 물결 속에 막을 내렸다.
26일 LA옥스포드 팔레스호텔에서 열린 올해 행사엔 230여명의 관계자가 참석해 장학금을 받은 장애우들에게 축하와 격려를 보내고 또 각 장학생 대표의 답사를 듣는 시간을 가졌다.
장학생 12명을 대표한 조현철(아주사퍼시픽대 신학석사 과정·뇌성마비)씨가 “하나님의 은혜로 공부할 수 있는 것도 감사한데 이렇게 장학금까지 도와주시니 뭐라 감사의 말을 전해야 할 지 모르겠다”고 애써 인사말을 전하자 참석자 전원은 우레와 같은 격려의 박수로 답했다.
또 근로복지생 5명 대표 배형기(밀알근로복지회관 간사·근육무력증)씨는 “평생 졸업증서밖에 못 받아봤는데 장학증서까지 안겨주시니 감격스럽다”고 재치 섞인 인사말로 참석자들에게 웃음을 자아냈다. 장학생 중에는 몇 년전 교통사고로 전신화상을 입어 한인들을 안타깝게 했던 고정원씨도 포함됐다.
장학금 전달식 후, 손대신 코를 사용한 키보드 연주로 화제의 인물이 된 엄일섭(41·뇌성마비)씨와 아내 이현숙(29·왜소증)씨가 무대에 올라 코로 타이프해 기록했다는 엄씨의 간증문을 영상으로 소개하며 사이사이 일명 ‘코보드’로 올리는 엄씨의 찬양이 이어졌다. 엎드려 연주하는 남편의 흔들리는 손을 붙잡아 누르느라 함께 엎드려 기도하는 아내 이씨의 모습과 땀흘리며 찬송가 ‘내 영혼의 그윽히 깊은데서’를 연주하는 엄씨의 모습에 조용히 눈물을 찍어내는 참석자들의 모습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행사를 마친 이영선 단장은 “오늘로 3년째 치르는 장애우 장학금수여식 행사는 일년 중 가장 기쁜 날”이라고 소감을 밝히고 “작은 성의가 모여 장애우들에게 소망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많은 분들의 동참을 바란다”고 전했다.
밀알선교단은 이날 대학 또는 대학원 재학생으로 경제 여건이 어려운 장애인 12명과 근로복지생 5명 등 총 17명에게 1인당 3,600달러(매달 300달러)씩 총 6만1,200달러를 장학금으로 지급했으며 바이얼리니스트 윤석우씨, 소프라노 한미애씨, 칸투스 남성 합창단이 출연해 감사와 사랑의 메시지를 음악에 실어 선사하기도 했다.

장학생 명단

2004 밀알 장학복지기금 장학생과 근로장학생 명단은 다음과 같다.
▲장학복지기금 - 강샘(UC버클리·소아마비), 고정원(바이올라·전신화상), 김경아(로체스터공대 석사·청각장애), 김동원(셰퍼드대·중풍), 배진(국제신학대학 석사·혈우병 및 지체장애), 송현철(LACC·뇌성마비), 장진석(갈류뎃대학 석사·청각장애), 조현철(아주사퍼시픽대 석사·뇌성마비), 최대환(아이다호대·시각장애), 한대연(세계선교대학 석사·시각장애), 한상윤(워싱턴대 박사·시각장애), 정효진(칼스테이트 석사·뇌성마비)
▲근로장학생 - 배형기(근무력증), 오혜경(발달장애), 이상종(뇌성마비), 이웬디(뇌성마비), 조남식(발달장애)

<글·사진=김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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