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함철훈의 포토에세이

2004-01-27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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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 그 이후

마운틴 발디에 다녀왔습니다.
미국은 물론 전 세계로 중계된 남 가주 최대의 산불로 기록되었습니다. 아침과 저녁 해가 붉었고 LA, OC와 샌디에고 지역에서는 한주일 내내 하늘에서 내리는 재를 우울한 마음으로 맞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허망하게 번져가는 불을 스크린을 통해 바라보며 불이 꺼지기만을 서로 기원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불은 자꾸 번져갔지만 결국 작은 비가 불길을 잡았습니다. 그리고 한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느라 대부분 그 일을 잊었지만 그 동안 화상 입은 우리의 산을 치유하시는 분이 계심을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뜨거운 열기에 단단한 돌마저 그을려 터져버린 자리에 파란 싹이 분명히 돋아나 있었습니다. 보이지 않는 치유의 손길이 가득한 은혜의 현장을 중계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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