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정현철 신부 - 희망의 빛

2003-12-24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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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가주 한인사목 사제협의회 회장

만물의 창조주가 사람이 되시어 세상에 태어나셨음을 기억하고 기념하는 예수 성탄입니다. 가톨릭 신자들뿐 아니라 강생의 신비를 믿고 고백하는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축하의 마음을 나누고 싶습니다.
신문지상을 통해서나 또는 주위를 둘러볼 때 그리고 내 마음속을 살펴보면 이런 질문을 갖게 될 때가 있습니다. 과연 이 세상에는 희망이 있는가?
끊임없이 벌어지는 전쟁과 싸움, 대립과 분열, 미움과 경계심에 가득 한 눈초리들, 혼란과 혼동, 불신과 부정, 복수를 다짐하는 함성들… 나라와 나라 사이에, 민족과 민족 사이에, 너와 나 사이에, 그리고 내 마음속에 깊어져만 가기만 하는 듯한 어두운 밤의 모습입니다.
만일 내게 선택이 주워진다면 나는 이런 세상에 이런 마음을 가지고 태어나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문득 문득 듭니다.
죄에 중독이 되어 제대로 보고 듣지를 못하는 필자도 간혹 버리고 싶은 충동을 갖는 이 세상, 인간의 모습인데, 바로 이런 세상을 버리지 않으시고 만물의 창조자는 강생하시어 우리와 함께 하시었다는 믿음은 이 어두운 세상에 한 가닥 희망의 빛으로 다가옵니다. 갈라지고 대립되어 있는 민족과 민족 사이에, 우리 가정에, 우리 각자의 마음에… 용서와 화해라는 희망의 빛이 비추어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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