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모가 사모하는 교우

2003-12-1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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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자 사모(그레이스제일장로교회)

왕이 궁전 안을 거닐다가 하인의 즐거운 노래 소리를 들었다. 왕은 그에게로 가서 물었다.

무엇이 그렇게도 좋으냐? 전하, 한낱 종인 제가 식구들과 같이 살 거처가 있고 따뜻한 음식을 먹을 수 있으니 얼마나 행복합니까? 제 처와 아이들은 제가 얼마를 집에 들여오던 만족해 합니다. 우리 가족이 행복하니 저도 행복할 수 밖예요.


왕은 잠시동안 생각에 잠겼다. 모든 일을 할 수 있는 부와 능력이 있는 나는 만족이 없는데 가난한 종은 저렇게 행복하다니! 그 이유가 무엇일까? 왕은 현인을 불러 답을 물었다. 왕의 말을 열심히 듣던 현인이 말했다. 전하, 제 생각에 그 종은 아직 99클럽에 속하지 않았는가 봅니다.

99클럽? 그것이 무엇인데? 왕이 묻자 전하, 99클럽을 아시려면 먼저 하실 일이 있으십니다. 주머니에 금전 99개를 담아 그 집 문 앞에 놓으세요. 그러면 왕께서 99클럽의 뜻을 아시게 될 것입니다.

왕은 100개를 채워 주고 싶은 마음이었지만 현인이 시킨 대로 금전 99개를 주머니에 넣어 몰래 그 집 문 앞에 놓았다. 새벽이 되자 문을 열고 나오던 종이 돈주머니를 발견하고 기뻐서 집안으로 들어가 부인을 불렀다. 밥상 위에 금전을 쏟고 둘이서 돈을 세기 시작했다.

99개? 짝이 맞지 않아 세고 또 세었다. 여전히 99개이다. 나머지 한 개가 궁금했다. 왜 99개야? 분명히 어디 떨어졌을 거야. 그는 나머지 1개를 찾으려고 몇 시간동안 집 주위를 헤맸다. 이제는 할 수 없다.

내가 100개를 채워야지. 하인은 100개를 채우기 위해 밤늦게까지 미친 듯이 일을 했다. 아침이면 짜증이 났다. 부인에게 제시간에 깨우지 않았다고 화를 내는가 하면 아이들에게 소리를 쳤다. 더 이상 그는 노래하는 행복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 집 앞을 거닐던 왕은 소란한 집안 소리를 듣고 당황했다. 그리고 갑자기 달라진 종의 태도가 믿어지지 않았다.

왕은 현인을 불렀다. 그 많은 돈이 종에게 생겼으면 더 행복해야 할 것이 아닌가?라고 묻자 전하, 그 종이 이제 정식으로 99클럽에 속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100을 채우기 위해서 열심히 일하고 노력하는 사람들이죠. 그런데 그것이 어디 채워집니까. 끝도 없이 욕심이 생기는데.

연말이 되면서 행복에 대한 글과 책자가 많이 나오고 있다. 그 중에 좋은 생각에서 출판된 ‘아침마다 손잡는 행복’은 현인들이 말하는 행복의 지침서들이다.


’원하는 것을 가지는 것은 성공이지만 가진 것에 만족하는 것은 행복이다’
’행복은 자신에게 없는 것을 찾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가진 것을 알아보고 감사하는데 있다’

그러나 마태복음 7장의 예수님은 네가 정말 행복하고 싶으냐?
남에게서 받고자 하는 대로 남을 대접하라

이 말씀을 따르려는 교우들, 서로간에 따뜻한 미소와 친절한 말들이 가고 오며 떠들썩하게 웃으시는 행복한 분들을 나는 사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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