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베버리힐스를 초라하게 만드는 부촌들

2003-10-16 (목)
크게 작게
HSPACE=5

쥬피터 아일랜드 집값 560만 달러 최고
힐스보로 등 캘리포니아에 압도적 다수

미국 최고의 부촌이라면 베버리힐스가 유명하지만 베버리힐스를 초라하게 만드는 초일급 부촌들은 따로 있다.

플로리다주의 쥬피터 아일랜드. 미국의 갑부 노인들이 가족 휴가지로 즐겨 이용하는 이 곳은 중간 주택 가격이 560만 달러다. 베버리힐스의 중간주택 가격이 100만 달러를 약간 상회하는 점을 감안하면 어느 정도의 고가 저택인지 짐작할 수 있을 뿐이다.


일반 고급저택들과 차별화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위치. 부동산 비즈니스의 오랜 격언인 로케이션, 로케이션, 로케이션이란 말처럼 초고가 저택들은 빼어난 경관등 입지조건이 환상적이다.

로케이션을 좀더 구체적으로 표현하면 Zip코드, Zip코드, Zip코드가 될 것이다. 연방우체국이 1963년 우편 배달을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 처음 도입한 집 코드는 요즘은 집 값을 결정하는 잣대로 자주 이용된다. 집 코드는 각별한 사회경제적 의미를 갖게 됐다. 지진대가 도시를 가르는 것보다 더 확연하게 비싼 동네와 그렇지 못한 동네를 구분한다.

미국에서 가장 비싼 집 코드는 어디일까? 부동산 에이전트 협회와 멀티플 리스팅 서비스 제공회사등의 자료를 집계한 포브스지의 최근 조사에 의하면 2002년 거래된 주택의 중간가격을 기준으로 한 가장 비싼 집 코드 탑 10 리스트의 면면들은 일반인들이 알고 있는 부촌과는 다르다.

베버리힐스 90210은 같은 이름의 TV쇼 덕분에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부자동네의 전형처럼 돼 있지만 탑 10 리스트에는 들어 있지 않다. 90210의 중간평균 가격은 104만 달러. 24위에 불과하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부자동네지만 ‘적절한’ 가격대의 집들도 많아 중간 평균가격은 탑 10 지역에 크게 못미친다.

초고가 집 코드 지역은 소수의 갑부들에게 한정된 작은 동네로 거래되는 부동산 자체가 적어서 중간 평균 가격이 쑥 올라가 있다.

미국에서 가장 비싼 집 코드 쥬피터 아일랜드(33455)에 이어 2위를 차지한 조지아주의 시 아일랜드(31561)도 초고가일 수 밖에 없는 조건을 충족시키고 있다. 쥬피터 아일랜드와 마찬가지로 수려한 자연 경관에 에디슨 마이즈너가 디자인한 빌딩들과 유명한 골프장이 들어서 있는 초일류 휴양지이다.
뉴욕주에서는 빌리 조엘이 지난해 2,200만 달러의 맨션을 매입한 것으로 알려진 센터 아일랜드(11771)가 유일하게 탑10 리스트에 들었다.

캘리포니아에서는 샌프란시스코 인근의 힐스보로(94010-185만달러 7위)와 로스(94957:162만달러 10위), 샌디에고 인근 랜초 산타페(92067:170만 달러 8위)등 3개 지역이 포함돼 골든스테이트로서의 자존심을 추켜 세웠다.
부촌 리스트에는 캘리포니아주의 집 코드가 압도적으로 많다. 탑10 아래 20위내에는 샌디에고의 발보아 아일랜드, 애서턴, 디아블로, 포톨라 밸리, 산타모니카, 몬테시토, 로스 알토스등 7개 지역이 들어가 있다.

유명한 부촌중에서 탑10 리스트에서 빠진 곳은 베버리힐스 90210뿐 만이 아니다. 유명한 맨해턴의 어퍼 이스트 사이드(10021)은 72만달러, 워싱턴주의 메디나(98039)는 86만 달러로 40-50위권에 불과했다.

시카고의 골드 코우스트(60611:139만달러)와 뉴욕주 퍼처스(10577:134만달러)도 탑 10에는 들지는 못했으나 집값이 몹시 비싼 동네로 꼽혔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