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직장에서 가까운 집이 좋아

2003-10-09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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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퇴근 시간 고려한 주택 샤핑 뚜렷
행콕팍, 라치몬트 등 ‘인타운’ 동네 각광
운전 스트레스 없고 교통비 부담 적어

켈리 부부는 최근 코리아타운으로 이사온 것을 매우 즐기고 있다. 톨루카 레이크에 살 때만 해도 아내 그레이스는 사우스베이의 직장까지 70마일을 악명높은 405프리웨이를 거치는 교통지옥속에서 운전해야 했지만 지금은 110번 프리웨이를 타면 20분이면 직장에 도착한다. 변호사인 남편은 다운타운 사무실까지 자전거로 출근하기도 한다.

켈리부부처럼 주택 선정에 있어 직장까지의 운전시간을 매우 중시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매일 교통지옥을 거쳐야 하는 스트레스와 크게 오른 자동차 유지 비용, 그리고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양질의 삶’에 대한 추구 때문이다.


이런 이유들로 해서 먼거리를 운전했던 교외 거주자들이 대거 직장과 가까운, 많은 경우 인구가 조밀한 도심 지역으로 옮겨오고 있다.

출퇴근 사정에 입각해서 주택을 선택하는 것은 2차대전 후 교외로의 러시가 시작된 이래 아마도 남가주 주민들의 주택 매입 태도에 있어서 가장 극적인 변화일 것이다.

LA는 1987년이래 미전국에서 가장 교통혼잡이 심한 도시지역이란 불명예를 안고 있다. 주민들의 평균 출퇴근 시간은 지난 2001년 30분이었으며, 교통정체로 인해 길에서 버린 추가시간은 108시간에 달했다고 최근 발표된 텍사스 교통기구의 도시지역 이동성 리포트는 밝혔다.

또 교통비가 가구 소득의 20%에 이를 만큼 늘어났다는 이유도 있다. 주택비에 이은 가구 지출중 두 번째 많은 항목이다.

출퇴근 시간과 주택 매입 사이의 상관성을 엄밀하게 측정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주택전문가들은 확실한 패턴이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한다.

산타모니카와 웨스트 헐리우드, 브렌트우드의 주택들에 대해서는 교외의 비슷한 집들보다 훨씬 더 많은 값을 지불하는 경향이 있다. 이유는 이들 지역이 메이저 고용의 중심지와 가깝기 때문이라고 UC버클리의 교통 리서치 센터 디렉터 엘리자베스 디킨은 설명한다.

단적인 사례가 행콕 팍, 라치몬트, 에코 팍, 실버 레이크, 웨스트 애덤스와 같은 소위 ‘타운내 동네(intown neighbor)’가 각광받고 있는 것. 심지어 집 안팔리기로 오랫동안 유명했던 웨스트 애덤스의 집들도 요즘은 멀티플 오퍼를 받고 있다.


이 지역의 한 부동산 브로커는 직장 가까이 집을 찾는 경향은 전 계층에 걸쳐 확산되고 있다며 처음 집을 사는 사람이나 한 단계 높여서 집을 매입하려는 바이어나 모두 직장 가까이서 집을 찾고 있다고 전한다. .

직장과 가까운 지역의 주택을 찾는 경향은 LA의 경우 불과 2-3년전부터 눈에 띄게 된 현상이라고 USC 부동산 러스크 센터내 키스턴 인프라스트락쳐 기구의 디렉터 줄리 본스타인은 강조한다. 샌디에고와 산호세의 경우는 이런 경향이 나타난 지가 이미 오래됐다.

본스타인은 샌디에고와 산호세에서 직장 가까이 주택을 선택하는 추세가 빠르게 나타났던 것은 이들 지역에서는 샌디에고의 경우 5번, 산호세의 경우 101번이란 하나의 프리웨이 밖에 없었던 것이 중요한 이유였다고 설명한다.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중시하는 경향도 한몫하고 있다. 최근 코리아타운의 직장 근처로 집을 옮긴 한 직장인은 6시반 이후 저녁시간을 이렇게 길게 가질 줄 몰랐다며 이사로 가능해진 뉴 라이프 스타일을 즐기고 있다.

교통비 때문에 직장 가까이 집을 찾는 경우도 적지 않다. 갤런당 2달러로 개솔린 가격이 오르기 전에도 이미 교통비는 큰 가계부담이 됐다. 미국평균 가구당 교통비는 한해 7,633달러로 총가계비의 19.3%를 차지했다.

LA, 오렌지, 리버사이드, 샌버나디노 및 벤추라 카운티지역의 주민들은 8,104달러를 지불했는데 이처럼 적지 않은 교통비는 주택 매입 여력도 잠식하기 때문에 주택을 선정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요인이 된다. 직장과 가까워 교통비가 적을 경우 집을 살 때 다운페이먼트를 더 많이 할 수 있고 모기지 융자 심사에서도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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