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국인 주택 마련 심각한 문제

2003-10-08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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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시 주민 세 사람 가운데 두 명은 교사, 경찰관, 소방관들이 비싼 집값 때문에 근무지 인근에 주거하지 못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또 절반은 자녀들이 가까운 곳에 살 수 없는 현실을 걱정하고 있다.
생활하는데 있어서 주택 마련이 가장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하는 미국인의 숫자가 점차 늘고 있는 것이다.

주택 마련의 어려움은 빈곤층이나 실업자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최근 전국부동산협회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2%는 개발계획이 커뮤니티에 조화를 이루고 외관이 좋다면 찬성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반응은 도시계획 및 개발 관계자들에게는 의외의 것이다. 왜냐하면 단독주택 커뮤니티에 아파트나 타운하우스를 건설하는 계획은 주택 소유주들로부터 항상 거센 반발을 사고 있기 때문이다.


주택비용이 가계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일반적으로 주택비용은 경제, 보건, 교육 등의 이슈보다 그 중요성이 약했었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서 주택비용이 건강보험 등 보건 문제만큼 중요하다고 느끼는 미국인들이 증가하고 있고 일부 도심지역에서는 실업문제보다도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40년 전 주택비용은 가계지출의 30%선이었다. 그러나 현재 수입의 절반 이상을 주택비용으로 지출하는 집은 전국적으로 100만가구가 넘는다. 연 수입 5만달러가 넘는 사람들에게도 주택비용이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이다
주택문제 전문가 스티븐 혼버그는 말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부의 주택정책이 미흡하다고 비판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지역에서는 개선의 기미가 보이고 있다.
▲개발붐이 일고 있는 노스캐롤라이나 롤리 교외의 캐리는 주택 차고 위에 방을 증축하는 것을 허가하고 있다.

▲수도 워싱턴 교외의 버지니아주 프린스 윌리엄스 카운티는 값비싼 단독 주택만을 고집, 그동안 타운하우스의 건축을 규제했었지만 카운티 공무원들을 위한 저렴한 주택을 짓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는 중저소득층 주민들의 아파트 임대와 주택 구입을 돕기 위한 21억달러 규모의 공채안을 지난해 통과시켰다.

집값이 워낙 비싸 상당수의 교사, 경찰관, 소방관들이 근무지에서 자동차로 두 시간 떨어진 곳에서 거주하는 샌프란시스코의 경우 값싼 주택을 건설하자는 움직임이 현재 전개되고 있다. 지난 달 샌프란시스코 지역 주택 중간가격은 44만7,000달러로 신기록을 세웠다. 미국 전체의 주택 중간가격은 16만8,900달러다.

시, 카운티 더 나아가 캘리포니아주의 경제 전망은 주민들이 이곳에서 생활을 할 수 있느냐의 여부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다. 업계에서도 이 상관관계를 인지하고 있다. 능력 있는 사람을 구하지 못하면 비즈니스는 타격을 입게 되는 것이다

실리콘 밸리 제조업 협회의 샤일로 발라드는 강조한다.


저렴한 주택 공급의 필요성을 느끼는 것은 주민도 마찬가지다.
한 주민은 학교가 좋아지려면 능력 있는 교사가 필요하고 그 능력 있는 교사가 해당 커뮤니티에 뿌리를 내려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면 값싼 주택의 건설을 막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동네에 저렴한 집들이 들어서는 것에 반대하는 사람은 부동산 가치가 떨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기존 주택 소유주들이다

버지니아 테크 도시 연구소의 로버트 랭 소장은 말한다.

그러나 가격이 싸더라도 디자인이 좋고 주위의 다른 집들과 조화를 이루는 주택은 동네 집값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조사에서 나타났다
랭은 덧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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