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시장이 절절 끓어도 안 팔리는 집 있다

2003-09-24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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턱없이 붙인 높은 가격이 주원인
뜨거운 시세 편승한 농간 경계해야

절절 끓는 부동산 경기 아래서도 안 팔리는 집은 안 팔린다.
요즘처럼 뜨거운 시장에서는 집을 내놓으면 며칠은 아니라도 몇 주면 팔리는 것이 보통이지만 수주가 지나도 안 팔리는 집이 있다. 욕심이 지나쳐 너무 지나치게 가격을 올려 내놨기 때문이다. 내놓기 무섭게 팔리는 판국에도 불구하고 안 팔릴 경우, 왜 그런지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

지금부터 지난 일년 반동안 집은 재빨리 팔려나갔다. 올해 1월 이후 세일간판을 내건 후 집이 팔리는 시간은 LA카운티는 평균 25일, 오렌지카운티는 23일이었다. 지난 1993년의 경우 두 카운티의 평균 주택판매 기간은 거의 3개월이었다.


판매가 지연되는 주택들은 공통점들이 있다. 비현실적으로 높게 붙여진 가격이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고, 번잡한 위치와 같은 주택 자체가 문제점을 가진 경우, 바이어의 주택판매 지연과 같은 바이어측의 문제점으로 인한 경우도 많다.

남가주 주택 경기가 뜨겁게 달아오르는데 편승해 많은 셀러들과 브로커들은 집값을 크게 뛰게 만들었다. 지난해 8월에 비해 남가주의 경우 21.6%나 올랐는데 이는 이전 연도의 상승률을 두 배 이상 넘는다.

하지만 최근 주택가치는 계속 상승하고 있지만 상승기세는 누그러지고 있다. 셀러들이 바라는 만큼은 판매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한 브로커는 셀러로서는 조금이라도 더 많이 받고 싶고 때로는 시장을 과하게 평가해서 가격을 붙여놓기도 하는데, 주택가치 상승 속도가 둔화되기 시작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가격에 팔기 위해서는 한참을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꼬집는다.
일부 브로커들은 시세보다 3만~4만달러를 더 붙여 내놓고 시장이 따라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데 만약 시장이 따라 주지 못한다면 셀러는 가격을 내리는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탐욕이 집 값을 과하게 부풀려 놓고 판매를 지연시키고 있다고 마리나 델 레이의 한 부동산 브로커는 말한다. 그는 이런 시장에서는 거래 자체가 아주 어렵다며 일부 셀러들은 정신 없는 가격을 붙여놔도 괜찮을 것으로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은 사실을 설명하고 설득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털어놓는다.

이 브로커와 고객은 지난 5월에 내놓은 베니스의 주택이 팔리지 않자 헤어졌는데 이 집은 2베드 1배스룸으로 리스팅 가격이 79만5,000달러였다. 그 사이 오퍼는 딱 한번 들어왔는데 리스팅 가격에서 3만5,000달러가 빠지는 가격이었다. 이 브로커는 아주 좋은 가격이라고 설득했음에도 불구하고 셀러는 리스팅 가격을 고집, 판매는 이뤄지지 않았고 지금껏 팔리지 않고 있다. 20만 달러나 남기는 좋은 거래였는데 셀러의 마음에는 부족했는가 보다라며 이 브로커는 혀를 찼다.

샌퍼난도 밸리 리시다 소재 집 리스팅을 갖고 있는 한 에이전트도 비슷한 고민을 털어놨다. 그는 이 집은 41만달러에 리스팅됐는데 최대로 잡아야 가치는 37만달러라며 셀러가 주택시장과 장난을 치고 있다고 말한다. 누군가 가치보다 더 많이 내고 집을 덥석 떠 안기를 기대하며 농간을 부리고 있다는 것. 이 집 주변의 비슷한 집들은 33만 달러가 시세인데 사흘이면 팔린다고 그는 말한다.

위치 때문에 안 팔리는 집도 있다. 주택가로서 적합하지 못한 이웃이나 통행이 번잡한 지역에 위치한 집들이 일례로 부동산 브로커들은 이를 치유할 수 없는 문제라고 표현한다.


지난 2월에 내놨으나 아직도 팔리지 않고 있는 3,000스퀘어피트 2층 저택이 한 예. 베벌리 불리버드 인근의 번잡한 크레센트 하이츠 불리버드 상에 있는 이 집은 천장이 높고 하드우드 플로어 등 장점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안 팔리고 있다. 그간 오픈하우스를 무려 21번이나 열었으나 허사였다. 처음 99만9,000달러에 리스팅 됐으나 최고 오퍼가격은 75만달러였다. 주인은 그런데도 불구하고 리스팅 가격을 90만달러로 낮췄을 뿐 부동산 가격은 올라갈 뿐 내려가지 않는다고 고집스레 붙들고 있다.

LA카운티에서 세일 사인을 내 건지 집이 팔리는 평균적인 기간.

25일 2003년
24일 2002
27일 2001
28일 2000
34일 1999
38일 1998
49일 1997
65일 1996
75일 1995
80일 1994
95일 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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