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콘도·타운하우스 뜬다

2003-09-1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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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도와 타운하우스가 미국 부동산 시장의 신데렐라로 뜨고 있다. 가격 상승폭이 기존 단독 주택의 두배를 상회하면서 가장 화끈한 주거형태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얼마 전 발표된 올 2·4분기 전국 통계에 따르면 콘도 중간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5.1%나 올랐다. 이에 비해 전국의 단독 주택 중간가는 지난해에 비해 7.4%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 중요한 사실은 콘도와 단독주택의 가격 차이가 크게 좁혀져 이제는 거의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이번 조사에서 기존 단독주택의 전국 중간가격은 16만8,900달러로 집계됐다. 한때 단독주택의 차선책으로 또 가격이 비교적 저렴하고 관리비가 적게 드는 주거 공간으로 인식됐던 콘도의 중간 가격은 16만3,500달러로 나타났다.


지금까지 콘도는 가격 상승이나 거래면에서 단독주택에 뒤졌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현재 콘도에 대한 수요는 고급 콘도나 가격이 저렴한 것이나 상관없이 모두 매우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콘도 가격대 중에서도 값이 싼 콘도는 주택 마련의 중요한 출발점이기 때문에 첫 구입자들의 수요가 특히 높다.
지역적으로 콘도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르고 있는 곳은 미국의 동부와 서부 해안.


캘리포니아를 포함한 서부 해안의 2·4분기 콘도 중간가격은 사상최고치인 21만1,300달러를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22.8%가 상승했다. 북동부 지역의 콘도 중간가격은 17만7,600달러로 지난해에 비해 21.6%가 올랐다.

남부의 콘도 중간가는 13만1,500달러로 지난해보다 17.2%가 뛰었고 중서부 지역의 콘도 중간가격은 15만8,900달러로 6.3% 올랐다. 중서부는 콘도 가격 상승률이 단독주택 전국 평균 상승률을 밑도는 유일한 지역으로 나타났다.

콘도의 인기와 함께 매매량도 기록적으로 증가, 사상최고인 86만1,000채가 거래됐다. 종전 기록은 지난해 4·4분기의 82만9,000채였다.
그러면 콘도의 갑작스런 인기의 근원은 무엇일까. 먼저 인구학적 요소를 들 수 있다.

지금 미국 내 거의 대부분의 도심권 지역에서는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들이 독립할 시기가 왔다. 자녀들이 대학을 마치거나 사회에 진출, 부모의 품을 떠나면서 집은 공허하고 갑자기 크게 느껴지게 됐다. 주택 소유주들에게는 관리가 필요 없고 편리한 고급 콘도가 주거환경을 축소하고 단순화하는 합리적인 대안으로 등장한 것이다.

사실 요즘의 콘도 단지들은 전통적 동네의 단독 주택보다 다양하고 우수한 부대시설들을 갖추고 있다. 운동을 할 수 있는 엑서사이즈 룸, 수영장, 테니스 코트들이 대표적인 것이다. 또 콘도 단지는 집단으로 관리하기 때문에 손수 잔디를 깎을 필요도 없고 정원에서 잡초를 뽑을 필요도 없다.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콘도는 수요가 매우 높다.


그동안 낮은 모기지 이자율로 인해 콘도를 원하는 구매층이 크게 늘었다. 이들은 신혼부부, 아파트를 임대하고 있던 중산층이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아파트에 살던 사람들은 낮은 이자율 덕분에 렌트 가격으로 주택을 소유할 수 있게 됐다.

콘도 시장은 집을 처음 장만하려는 사람들을 이끄는 강점이 있다. 크기가 작은 값싼 매물이 많다는 것이다.

콘도의 높은 에퀴티 증가율도 소규모 부동산 투자가들이 관심을 갖는 부분이다. 큰 돈 들이지 않고 용이하면서도 쏠쏠하게 자산을 증식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주식 투자에서 재미를 보지 못한 사람들이 대신 콘도를 구입하는 추세다.

콘도 인기 상승의 배경이 무엇이든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올해 주택시장에서 콘도가 가장 많은 수익을 기록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국적으로 볼 때 단독주택보다 가격 상승이 두 배나 높다는 것이 그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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