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모하비사막 캘리포니아시티 인근 한인들 땅투자 바람

2003-08-0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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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2백50여명 매입
경품 마케팅도 한 몫
미개발지 염두 신중해야

한인들 사이에 다시 땅 투자 붐이 일고 있다.
한인들의 사막 땅 구입바람이 일고 있는 곳은 컨카운티의 모하비 사막에 있는 캘리포니아시티 인근으로 컨카운티의 김씨 성 가진 토지 소유주 116명 중 올 들어 땅을 산 김씨는 전체의 절반인 56명으로 조사됐다.

부동산전문가 김희영씨는 “김씨는 한인의 고유성으로 전체 한인의 22~23%라는 점을 감안한 이른바 ‘김씨 방법’에 따르면 올 들어 252명, 전체로는 527여명의 한인이 이 일대 땅에 투자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인 땅 소유주들의 연락처에 나온 전화의 지역번호는 213, 323, 310 등으로 LA와 외지 거주자가 압도적이다.


팜데일, 아델란토에 이어 다시 사막에 불고 있는 한인들의 이같은 땅 투자 붐은 지난 2월부터 한인타운 몇몇 식당과 가정용품점 등에서 벌인 한 부동산회사의 경품 마케팅이 주요 요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5월 모하비 사막의 소도시 캘리포니아시티 인근 땅 1만5,000스퀘어피트를 샀다는 김모씨는 “경품에 당첨돼 무료 관광차 이곳에 왔다가 땅을 샀다. 시세보다 비싸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투자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4,000달러를 다운하고 7년 14%의 이자로 2만 달러에 구입해 스퀘어피트당 가격은 1달러33센트 정도. 그는 “친구 8명도 땅을 샀다”며 “지난 5월 땅을 살 당시 그 곳에서 수십명의 한인들이 토지구입 계약을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반면 이 곳 땅을 샀다 “너무 비싼데 모르고 샀다”며 계약을 해지한 한인도 있다. 지난 18일 역시 경품 무료관광을 갔다 1만2,000여스퀘어피트를 1만6,000달러에 샀다는 임모씨는 “가벼운 마음으로 계약을 했지만 주변 토지 시세를 알아본 결과 시세 보다 3배 이상 비싸다는 생각이 들어 계약을 파기했다”고 말했다.

지난 2월부터 경품행사를 통해 땅 판매에 나선 ‘실버 새들랜치’사의 로버트 커바시 세일즈 매니저는 “매스터 플랜으로 조성된 캘리포니아시티는 최근 붐 타운을 이루고 있어 개발 가능성을 보고 투자하는 이들이 많다. 일부 부정적 시각도 있는지 모르지만 정상적인 토지 마케팅”이라며 “원하지 않으면 계약 후 7일 내 해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부동산 전문가 김희영씨는 사막 땅 구입 붐에 대해 “미개발 토지는 단기간 내 개발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구입해야 한다. 1만~2만달러면 싸다는 생각에 구입하는 한인이 많지만 미개발지 중에는 1에이커에 50~100달러 정도인 땅도 있고, 개발지 인근이라도 스퀘어피트당 1달러 정도인 곳도 많다”며 “미개발 토지 구입에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땅 전문가들은 특히 바둑판 식으로 잘라 분양했으나 도로에 인접하지 않은 땅은 ‘들어갈 수 있는 통로가 없는 땅’(land lock)이어서 접근하려면 남의 허가를 받아서 통과해야 하나 통과허가를 얻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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