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홈 인스펙션의 세계

2003-06-0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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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 교체는 언제 하는가

가장 널리 사용되는 아스팔트 지붕 널은 일반적으로 15년에서 25년까지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지붕의 구조나 기후 또는 관리 여부에 따라서 다소 수명이 다르게 나타난다. 얼마 전 검사한 집에서는 교체한 지 20년이 지난 지붕의 상태가 매우 낡았고 여기저기 덜렁거려서 바람이라도 조금 세게 불면 날아가 버릴 것 같았다. 하지만 다락 안에서 살펴본 상태는 양호하였고 실내의 천장에서도 지붕이 새어서 손상을 입은 흔적은 찾아볼 수 없었다. 검사 보고서에 지붕의 상태가 좋지 않아서 가까운 장래에 교체하는 것이 좋겠다는 권고를 하였다.
이러한 권고가 어떤 경우에는 셀러와 바이어, 양측에서 과민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바이어는 주택 구입 가격도 비싼데 지붕을 교체해 달라고 셀러에게 요구하고, 셀러는 지금까지 전혀 새지 않았고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강변하면서 어림없는 소리라고 일축하기가 보통이다.
셀러의 입장에서 보면 지붕이 낡았기는 하지만 새지는 않기 때문에 교체는 물론이고 어떤 수리도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당연하다. 인스펙터가 지붕의 상태를 검사하고 고객인 바이어에게 지붕의 상태를 설명하고 추후에 교체할 필요성을 권고하는 것은 바이어의 주택구입과 관리유지 계획에 도움을 주고자 하는 것이다. 필요하다면 면허를 갖춘 지붕시공 전문가로부터 다시 진단을 받고 견적을 받아보는 것이 좋겠다.
‘지붕 교체는 언제 해야 하는가’ 대부분 사람들은 지붕이 샐 때까지 기다리다가 실내에 손상을 입고서야 부랴부랴 공사를 한다. 천장에 자국을 남기고 그친 상태에서 교체를 하였다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개인적으로 귀중하고 값비싼 물건들이 손상되기라도 하면 후회막급이다. 홈 인스펙터나 지붕시공 전문가가 여러 가지 증상을 보고 교체를 권고한다면 지붕이 샐 때까지 이를 무시하고 넘어가야만 하는가 생각해 볼일이다.
아스팔트 지붕 널은 보통 세 겹까지 덮어서 씌울 수가 있다. 예를 들어 1950년에 지어진 주택에서 지붕에 아스팔트 널이 덮여 있다면 이를 전부 걷어내고 새롭게 깔아야 할 확률이 높다고 하겠다. 물론 기존의 지붕을 그대로 두고 그 위에 덮어씌우는 것이 비용 면에서는 적게 들겠지만 지붕의 구조물이 지탱할 수 있는 하중이 세 겹 이상의 널을 초과하지 못한다.
어떤 경우에는 세 겹의 아스팔트 널이 얹어 있는 지붕의 용마루나 서까래가 내려앉거나 파손되어 구조적 결함을 갖고 있는 주택들도 있다.
주택을 이상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주택가격의 약 3% 정도를 일년의 관리비용으로 사용하고 매달 한번의 주말은 주택관리를 위해서 써야 한다고 한다. 같은 주택단지 내에서 여러 집을 인스펙션 하다 보면 주택 소유주의 관리여부에 따라서 주택의 상태는 놀랄 만큼 다르게 나타나는 것을 알 수 있다.
매 3년마다 홈 인스펙션을 통해서 주택의 전체적인 검사, 즉 건물의 기초 상태, 지붕, 전기, 가스, 상하수도, 냉난방 설비 등 약 400가지 이상의 안전과 기능적인 문제점들을 파악하여 계획적인 주택관리를 권한다. 특별히 증축이나 개축을 계획하고 있다면 반드시 홈 인스펙션을 통해서 종합적인 검사를 받고 시공업자가 아닌 제삼자로서의 전문적인 조언을 구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하겠다. (888)777-8340

형철우<서울 홈 인스펙션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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