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골프장 싸게 팝니다”

2003-05-29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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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부진 등으로 매물 쏟아져 판매가 큰 폭 하락…
전문가들 “30년내 최저 수준”

미국 골프장업계가 ‘세일 중’이다.
골프코스가 넘쳐 나는 미 골프장업계에는 최근 사업부진으로 새 사업주를 찾는 코스가 늘고 있다. 90년대 말 경기호황에 힘입어 야심만만하게 사업을 시작했다가 최근 불황으로 대지 임대료와 건설비용 대출 이자를 내기가 부담스러워진 업주들이 다투어 골프장을 팔기 시작한 것. 시장에 나오는 골프장이 많아지면서 판매가격도 크게 떨어져 사업을 시작할 때 들인 돈의 절반도 건지지 못하는 곳도 있다.

미 골프전문지인 ‘골프 위크’에 따르면 지난 2001년 1,200만달러를 들여 골프장 사업을 시작했던 ‘피닉스 에리어 시빅 그룹’이 최근 피닉스 오픈을 개최하기도 했던 툰더버즈 골프클럽을 경매를 통해 480만달러의 ‘헐값’에 팔아 넘겼다.


지난 98년 플로리다 포트 로더대일 인근 36홀 코스인 보나벤처 CC를 2,400만달러에 사들였던 ‘골프 트러스트 오브 아메리카’는 최근 빚 1,050만달러를 청산하는 조건으로 부동산 투자회사에 이 골프장을 넘겼다.

조지아주의 한 경매에서는 3년전 550만달러에 판매됐던 골프장이 295만 달러에 낙찰됐고, 샌디에고에 본사를 둔 ‘헤리티지 골프그룹’은 OB 스포츠라는 회사의 빚 1,200만달러를 갚아 주는 조건으로 워싱턴 인근의 골프장 2개를 넘겨받았다.
펜실베니아의 36홀 골프코스는 원래 가격의 66% 정도 가격인 1,000~1,500만달러에 흥정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런 식으로 경매에 부쳐지거나 매물로 나온 골프장이 플로리다,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등 동남부 지역에서만 30개에 달한다.

덕분에 호황을 누리고 있는 사람들은 부동산 중개업자다. 조지아주에서 경매전문 부동산 회사를 운영중인 힐다 알렌은 “요즘처럼 바쁜 적은 없었다”고 즐거운 비명을 질렀으며 플로리다에서 골프코스 매니지먼트 사업을 하고 있는 조니 라폰지나 역시 바쁘다며 “요즘 시장에 나오는 골프장 가격은 최근 20년, 아니 30년 동안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올해 미국 골프장 경기가 호전될 가능성이 낮은 만큼 앞으로도 골프장 매물은 계속 쏟아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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