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라크의 탈주자들’ (Marooned in Iraq)★★★★(5개 만점)

2003-05-2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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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찾아 나선
쿠르드족 3부자

이란과 이라크의 전쟁이 끝난 직후 사담 후세인이 쿠르드족을 무차별 살육하던 때를 배경으로 후세인의 만행을 고발하면서 쿠르드족의 고통과 가족사랑 및 결집을 사실적이면서도 거의 넌센스 코미디식으로 그린 작품. 주인공들이 쿠르드족의 고유 악기를 다루는 가수들이어서 흥겨운 노래가 많이 나오는 뮤지컬 로드무비이기도하다.
자신을 버리고 오래 전 다른 남자와 도망간 아내가 후세인의 만행을 피해 이란 국경 쪽으로 도주하는 수많은 쿠르드인들 틈에 있다는 소식을 들은 은퇴한 이란의 쿠르드인 가수 미르자는 장성한 두 아들을 독려, 모터사이클을 타고 아내를 찾아 나선다.
23년 전 자기를 버린 아내를 아직도 사랑하는 미르자와 둘 다 가수인 노총각 맏아들 바라트와 아내가 7명에 딸만 13명을 둔 차남 아우데 등 3부자가 이라크를 향해 고물 모터사이클을 타고 가면서 겪는 온갖 모험과 해프닝이 가혹하면서도 우습다.
이들은 이 마을 저 마을과 난민촌에서 여러 가지 경사와 슬픈 일들을 목격하고 또 노상강도까지 당하면서 줄기차게 목적지를 향해 나아간다. 3부자는 이라크에 접근하면서 전쟁의 참화와 고통 당하는 쿠르드인들의 혹독한 삶과 후세인에 의해 살육 당한 쿠르드인들의 사체 발굴 등 비참한 일들을 생생히 목격한다.
그러나 3부자는 줄기 찬 생명인들로 그들은 끊임없이 음악으로 삶을 예찬, 비극적 현실에 굴하지 않는다.
이란의 쿠르드족인 바만 고바디 감독의 영화로 그가 자기 민족과 음악에 바치는 헌사다. 성인용. 뮤직홀 (310-274-6869), 타운센터5(818-981-9811), 글렌데일 시네마, 유니버시티 시네마(어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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