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현대로 찾아온 ‘중세 영국’풍물

2003-05-0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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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하이 셰익스피어 축제

10·12일 이틀간 캐시타스 레이크
16세기 명절등 재현·연극공연도

호수가 아름다우려면 주위를 둘러싼 산의 자태가 고와야 한다. 캐시타스(Casitas) 레이크는 그 경관이 아름다워서인지 한때 중가주를 지배했던 추마시(Chumash) 인디언들이 ‘신의 거주지’로 지정하고 시즌마다 제사를 지낸 곳이다. 인근 오하이(Ojai)는 예술인들이 하나 둘 모여들면서 도시로 발전했다.


LA에서 북쪽으로 1시간30분 정도면 도달할 수 있는 거리로 싱그러운 주말을 보내기 안성맞춤인 벤추라카운티 최대의 레크리에이션 지역이 바로 이 곳인데 이번 주말 캐시타스 레이크에 중세기 빌리지(medieval country village)가 들어서면서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올해로 13회째를 맞는 오하이 ‘셰익스피어 바이 더 레이크(Shakespeare by the Lake)’ 축제는 16세기 유럽 문화의 꽃을 피워낸 르네상스 시대의 모습을 현대에 재현한다.

당시 영국의 왕실과 귀족, 서민들이 명절을 즐기는 모습들을 실감나게 보고 즐길 수 있다. 특히 셰익스피어의 명작들을 주제로 한 연극 공연과 시 낭독 행사가 축제장 특설 무대에서 계속해서 진행된다.

16세기 영국의 튜더 왕조 빌리지를 본 떠 재건한 윅슨셔 빌리지(Village of Wixonshire)로 명명된 행사장은 125에이커의 나무로 둘러싸인 레이크 자연 속에 조성돼 있다.

각종 공연과 볼거리, 먹거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풍성히 마련되어 최근 남가주에서 열리고 있는 여러 르네상스 축제 중 가장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축제는 10일과 12일(오전 10시~오후 6시) 이틀 동안 계속된다. 입장료는 성인 10달러, 어린이(12세 미만) 5달러이며 주차료는 차량당 3달러이다.

캐시타스 레이크는 고운 백사장과 호수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빽빽한 참나무 숲이 멋진 조화를 이루고 있는 로스 파드레스 국립산림의 명물인데 넓이 6만2,000에이커의 초대형 호수로 길이만도 35마일에 이른다.


광대한 만큼 보는 위치에 따라 각양각색의 모습으로 다가온다.
특히 101번 하이웨이에서 시작되는 진입도로 33번에서 바라보는 호수의 모습이 레크레이션 지역 입구에 다가설수록 계속해서 판이하게 달라지면서 자꾸 자동차를 세우고 절경을 감상하게 된다.

봄을 맞아 들꽃들이 자지러지게 웃는 산길을 하이킹 할 수 있으며 낚싯대를 잡고 물새 떼를 보면서 한가롭게 뱃놀이를 하거나 정성스럽게 준비한 음식을 가족과 나누면서 오랜만에 마음속에 담아두었던 대화를 나누기도 좋다.

특히 피크닉 시설은 캠핑장과 완전히 나눠져 있어 독립적인 공간에서 하루를 즐길 수 있으며 시설이 깨끗하고 나무가 많아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낸다.

■ 가는 길

LA에서 101번 프리웨이 노스를 타고 가다 벤추라시를 지나, 33번 노스가 나오면 갈아탄다. 샌타애나(Santa Ana) 블러버드가 나오면 좌회전, 북쪽으로 약 3마일 정도 더 가면 공원 입구가 나온다. 올 때는 33번 이스트를 타고 오하이를 거쳐서 150번 이스트, 126번 이스트, 5번 사우스를 타고 내려오면 로스 파드레스 국립산림을 두루 돌아보는 또 다른 드라이빙 코스가 될 수 있다. 문의: (805)649-1122, www.goldcoastfestivals.com

<백두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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