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름변경 별무효과

2003-05-0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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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크 발보아 독립불구
밴나이스와 구별 안돼


최근 LA 시당국은 살인, 강도 등 강력사건의 온상인 ‘사우스센트럴 LA’의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해 이름을 ‘사우스 LA’로 바꾼다고 발표했다.
동네 이름의 변경이 과연 얼마나 많은 변화를 가져올까.
샌퍼난도 밸리의 레이크 발보아 주민들은 동네 이름을 바꾼 지 거의 5년이 지났지만 사람들에게 자신이 사는 동네를 아직도 설명해야 한다.
“레이크 발보아에 산다”고 얘기하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다가 “과거에는 밴나이스의 한 부분이었다”고 보충 설명하면 그제야 이해하는 눈치다.
밴나이스 서쪽에 있는 레이크 발보아는 북쪽으로는 셔먼웨이, 남으로는 빅토리 블러버드로 경계돼 있는 면적 2평방마일의 동네지만 주택가를 동서로 가로질러보면 가로수 그늘이 별로 없는 거리, 조그만 방갈로 스타일의 주택 등 밴나이스와 차이점을 발견하기 힘들다.
발보아와 빅토리 교차점 코너에는 소형몰이 하나 있다. 세탁소, 네일 살롱, 중국식 테이크 아웃 식당이 자리잡고 있다. 밴나이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전형적인 모습이다. 인근 밴나이스 공항에 이착륙하는 항공기들의 소음도 마찬가지다.
동네 이름을 바꾸는 가장 큰 이유 가운데 하나는 부동산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 때문인데 레이크 발보아는 이 기대에도 어긋났다고 주민들은 말한다.
레이크 발보아 주민협회 회장 엘런 베이글먼은 “동네의 이름 변경에 따른 실제 가치 변화는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고 말한다.
독자적인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동네 이름을 변경한 예는 1990년대에도 여럿 있었다. 현재의 밸리 글렌 역시 밴나이스에서 분리된 것이고 밸리 빌리지는 노스할리웃에서 떨어져 나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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