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부동산 투자요령 당신도 돈 벌 수 있다(17)

2003-05-0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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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드리면 열린다 !

90년대에 불어닥친 부동산 불경기당시 부동산을 구입하는 회사나 업체가 없었다. 그나마 거래가 있었던 것은 공장 건물뿐이었다. 공장을 운영하기 위해서 공장 건물을 리스하거나 구입해야하는데 당시엔 유난히 한인이 경영하는 업체들 위주로 활발하게 거래가 있었을 뿐이다.
다음으로 거래가 많은 것이 교회 건물이었다. 특히 오피스 건물을 개조해서 교회 건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오피스 건물은 당시 가격이 스퀘어피트당 10달러까지 내려갈 정도였기 때문이다. 3만 스퀘어피트 건물이 한 교회에게 74만달러에 매매된 경우도 있고 1만4,000스퀘어피트 건물이 15만달러에 거래된 적도 있다.
지금 언급하는 이 건물은 크렌셔와 올림픽 근처에 있었다. 이 건물에 입주했던 한 무역 회사가 16년이상 있다가 타주로 이사가게 되었다.
그 건물주는 리스를 의뢰했는데 건물 크기는 2만4,000 스퀘어피트에 2층 건물이었다. 건물주가 원하는 리스 금액은 월 8,500달러. 당시는 물론 불경기여서 마케팅하는 것이 그리 쉽지 않았다.
몇 주가 지났지만 리스를 원하는 업체나 사람을 찾을 수가 없었다. 어느 날 한 목사님이 건물을 보여 달라고 해서 보여 주었다. 여러 번 건물을 들러 보신 후 하루는 열쇠를 좀 빌려 달라고 했다.
부동산 업자의 입장으로는 열쇠를 빌려 줄 수가 없었지만, 목사님이니까 하며 믿는 마음으로 열쇠를 빌려주었다. 며칠후 그 건물에서 밤중에 알람이 울려 건물주가 경찰에서 연락을 받고 약간의 소동이 있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목사님은 그 빌딩에서 밤마다 철야 기도를 드렸다.
한 열흘 후 목사님이 연락을 했다. 드디어 오퍼를 내자고 했다. 그런데 오퍼 가격이 한달 3,500달러를 내는 조건이었다. 보통 이런 경우 오퍼를 받지도 않는 것이 상례이다. 건물주가 원하는 가격이 8,500달러인데 그 반도 안 내겠다는 건 말이 되지를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 이다. 좀 심한 주인이라면 아마 그 오퍼를 내 얼굴에다 집어던지지 않을까 걱정이 될 정도 였으니까 말이다.
또 반대로 그나마 오퍼를 내 준 고객이 있다는 것도 고마운 때였으니까... 오퍼를 들고 주인을 만나게 되었다. 그 오퍼를 보더니 그 주인은 머리를 감싸며, ‘오 하나님’ 을 연발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내가 어찌 하나님과 흥정을 하리요’ 하며 내게 한 가지만 묻겠다고 하며 500달러만 더 받아줄 수 있느냐고 오히려 사정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 거래는 성사되었다. 나중에 그 건물주에게 물었다. 왜 절반도 안되는 가격에 리스를 주었냐고... 그는 이렇게 답했다. 자기도 하나님을 믿으며 알메니안 정교의 독실한 신자라고 했다. 그리고 자신은 연방법원 판사이며 아버지가 그 건물에서 마켓을 해 그 재산을 모은 것이라고 했다.
그 뒷편에 있는 그의 아파트는 지금도 LA에서 제일 싼 렌트를 받고 있다. 그러면서도 그는 매주 토요일 현장에 나가 청소를 해주며 관리를 잘 하고 있는 건물주이기도 하다.
그는 가난한 이민자들의 친구가 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 인연으로 그 옆에 있는 건물에 무료법률 상담소 리스를 해 주었고 그 건너편에 소유하고 있는 학원 건물도 리스를 해주었다. 혹 다른 브로커들이 이 건물을 팔려고 그를 찾아가면 내 브로커는 필립 박이라고 소개하는 의리있는 친구이기도 하다.
팔려고 나온 값이나 조건에 기가 질려 미리 판단하고 포기하는 사람들이 더 많은 세상이다. 그러나 세상은 도전해 볼만한 일로 가득차 있다. 그 문이 열릴 수 있는 것인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두드려 보지도 않고 포기하고 있는지 모른다.
내가 취급한 교회 건물이 모두 16개인데 모두가 그런 기적같은 일들이 많았다. 지금도 건물을 찾는 교회가 많다. 요즈음은 LA 한인타운내에선 조금 구하기가 어렵다. 그렇지만 한인타운을 벗어난 지역엔 아직도 많은 공간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 컬럼을 쓰기 시작하면서 이 이야기를 꼭 쓰고 싶었다. 부동산 중개업에 종사하면서 잊혀지지 않는 큰 사건이었기 때문이다. 만약 지금 어떤 고통과 어려운 중에 있다면 다시 한 번 이 말을 전하고 싶다.
두드리면 반드시 열린다!
(213)632-3500


필립 박 <콜드웰 뱅커 커머셜 부사장> philippark@sbcglob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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