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부동산 업계‘2030’… 차세대 주역들

2003-05-0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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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없는 일이지만 즐거워요”

■론 프로세서 ‘줄리 정’

융자업체 ‘CPF 펀딩’에서 론 프로세서로 뛰고 있는 줄리 정(왼쪽 사진·22)씨는 17세에 일찌감치 융자업계로 뛰어든 1.5세다. 직장을 구하다 우연히 융자업계로 들어선 정씨는 회사 리셉셔니스트부터 시작해 현재 론 프로세서가 되기까지 꾸준히 한길만을 걸었다.
오피서들이 고객을 찾아 필요한 자료들을 준비해 준다면 프로세서는 은행으로부터 융자를 받을 수 있도록 가이드 라인에 맞게 서류작업을 해주는 역할이다.
“일하는 게 재미있고 모르는 분야이기 때문에 배워도, 배워도 끝이 없다”는 정씨는 미래엔 자신의 회사를 차리는 꿈을 꾸고 있다. 아직 세일즈 라이선스를 따야 하고 경험을 더 쌓아 론 브로커가 되기 위한 시험을 봐야 하지만 ‘일’ 자체가 즐거운 정씨에겐 그리 먼 일로 보이지 않는다.
주경야독으로 LACC에서 비즈니스를 공부하고 있다는 정씨는 “집은 누구나 한번쯤은 사야 하기 때문에 부동산은 네버엔딩 비즈니스”라고 짧지만 확실한 생각을 밝혔다.


“새로운 것에 도전 성취감 느껴”

■에스크로 ‘박소연’‘배성희’

‘유나이티드 에스크로’(UE)의 박소연(가운데 사진 오른쪽·24), 배성희(가운데 사진 왼쪽·24)씨는 UC어바인을 함께 다닌 대학동기다. 재학시절 여학생클럽(sorority)에서 만난 두 사람은 지금 한 사무실에서 책상을 마주 놓고 일한다.
2001년 8월 박씨가 먼저 에스크로 업계에 발을 들였고, 2개월 후인 10월에 배씨가 뒤를 이어 안착했다.
“한국엔 없는 에스크로라는 것을 배워 가는 과정이 개인적으로 소중한 경험이 된다”는 박씨는 “실수하지 않기 위해 스트레스도 많이 받는다”고 말했다.
배씨도 “부동산과 관련된 법과 매매절차 전반을 파악할 수 있어 큰 도움이 된다”고 회사생활을 자평했다.
성격이 서로 반대로 함께 있어 상호보완이 된다는 박소연씨와 배성희씨는 “에스크로는 매번 다른 케이스이기 때문에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는 데는 동의했다.

“생소한 분야 부딪히며 배워”

■타이틀세일즈 ‘줄리 유’

5년 전 타이틀 업계에 발을 들인 ‘시카고 타이틀’의 줄리 유(오른쪽 사진·34)씨는 호텔 룸 세일즈를 담당하던 호텔리어였다. 컨벤션에 참여하는 대형 회사를 상대로 ‘방을 파는’ 일을 하던 유씨는 잠시 친구와 함께 디지털 복사업체를 차려 동업하다가 1998년 본업인 ‘세일즈’로 돌아왔다.
단 분야는 생판 낯선 타이틀이었다.
한인 커뮤니티에서 이 분야에선 최고참인 애나 마씨와 함께 일을 하게 됐지만 “처음에는 한국어에 대한 자신감이 없어 전화만 와도 불안했다”는 게 유씨의 기억이다.
언어에 대한 자신감도 그랬지만 유씨를 더 어렵게 했던 건 부동산 업계에 전무한 인맥과 지식. 어떤 일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가르쳐 줄 교육 코스가 있던 것도 아니어서 하나씩 몸으로 부딪히며 배워갈 수밖에 없었다.
이제 일에 대한 자신감이 많이 생겼지만 그 밑천은 딱 잘라내지 못하는 유한 성격 덕이었다. 지금도 “고객의 전화를 받으면 다음 스케줄 생각하지 않고 곧장 달려가 가끔 스케줄이 엉망이 되기도 한다”는 유씨는 주로 토랜스와 세리토스, 풀러튼 등 사우스베이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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