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다운타운 로프트 “바꿔 바꿔”

2003-05-01 (목)
크게 작게
옛 건물들
이색 주거지로‘탈바꿈’

2006년까지 22,000유닛 들어서
젊은층 선호… 도심 베드타운화 가속90%가 임대… 월 1,000~2,000달러선

‘LA다운타운 로프트에서 사세요’
뉴욕이나 시카고 등 다른 대도시의 다운타운에 비해 주거 기능이 미약했던 LA다운타운이 점차 베드타운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 핵심지역의 낙후된 빌딩들이 속속 대규모 주거공간으로 탈바꿈하기 때문이다.


이중 눈길을 끄는 것은 로프트다. 현재 다운타운의 로프트는 800여 유닛에 불과하지만 개발중이거나 새로 추진되는 주거 프로젝트 40여개, 8,000 유닛 중 상당수가 로프트 스타일이어서 공급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로프트는 보통 다락방을 갖춘 복층형의 주거형태를 지칭했으나 최근에는 다운타운의 옛 건물들을 주거공간으로 개조하면서 이들 대부분을 로프트라고 부른다. 기존의 아파트, 콘도와의 차이점은 대부분 천장이 높고 욕실 등을 제외하고 리빙룸과 베드룸의 구분을 두지 않은 ‘오픈 스페이스’ 라는 것. 이 같은 ‘열린 공간’은 잘만 꾸며 놓으면 보통 아파트나 콘도에서는 맛볼 수 없는 이색 주거공간이 되기 때문에 특히 자유분방한 젊은 층에 인기를 모으고 있다.

현재 다운타운 로프트의 90%이상은 임대용이다. 사이즈는 600스퀘어피트에서 2,000스퀘어피트가 주류로 월 렌트는 1,000-2,000달러선. 하지만 3,000스퀘어피트 크기의 펜트하우스는 월 렌트만 4,000달러를 훌쩍 넘어선다.
판매용 로프트도 최근 하나 둘 늘고 있다. 워낙 물량이 적다보니 바이어들의 관심은 더 크다. 할리웃에 본부를 둔 ‘CIM 그룹’과 마리나델레이의 ‘리 그룹’은 스테이플스 센터 인근 옛 UPS빌딩을 개조, 판매용 로프트로 개발중이다.

지난 1930년대 지어진 이 건물은 총 면적 11만1,000스퀘어피트, 유닛당 크기는 1,500~2,570스퀘어피트로 총 91유닛이 분양되며 올 여름부터 입주가 시작된다. 분양가는 30만 달러에서 100만 달러를 호가하지만 지난 2월 현재 절반 이상이 팔렸다. ‘CIM’은 또 올 여름 그랜드애비뉴에 125개 유닛의 로프트 콘도도 개발할 예정이다.
4-5가 사이 스프링길 인근, 올드뱅크 디스트릭의 3개 빌딩을 로프트형 아파트를 개발한 ‘길모어’사도 최근 4가 인근 스프링길에 위치한 유서 깊은 엘도라도 호텔을 로프트형 콘도로 바꿀 계획이다. 1913년 지어진 이 호텔에는 66개의 로프트가 들어서며 분양가는 27만5,000~45만 달러로 내년 중반 공사가 완료된다.

‘길모어’사의 프로젝트 매니저 유기열씨는 “다운타운의 주거기능이 강화되면서 로프트의 관심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특히 예술가 뿐 아니라 젊은 전문직 종사자, 신혼부부들도 많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다운타운 전문인 에이전트 스테픈 매이는 “판매용 로프트를 찾는 문의가 하루 2-3통씩 오고 있지만 매물이 없는 실정”이라며 “다운타운이 빠른 속도로 인기 주거지역으로 변모하고 있음을 실감한다”고 말했다.

다운타운 로프트가 인기를 모으는 데는 지역적인 매력도 한몫하고 있다. 사통팔달의 교통여건과 LA뮤직센터, 디즈니홀 등 공연장이 지근거리에 있는 데다 메이시스, 로빈슨스 메이 등 대형 백화점 등 샤핑시설도 잘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여기다 올드뱅크 디스트릭 로프트처럼 식당과 리테일 업소들이 한 건물에 입주해 편리하다는 반응이다.
다운타운의 베드타운화는 갈수록 가속화될 전망이다. 현재 다운타운의 주거용 유닛은 대략 1만4,000여개. 여기다 40여개의 프로젝트가 완성되는 2006년께는 총 2만2,000여 유닛으로 늘어나고 거주 인구만도 6만 명을 넘어서는 완벽한 주거타운으로 변모하게 된다.

<이해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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