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70대 김익수씨 서부 여행기 <상>

2003-04-30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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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으로 달린 5,300마일
2주간 명소 20여곳 답사

두가족 4명 총경비 1,600달라 들어
‘페트리파이드’ 국립공원 인상적

지난해 1만마일 알래스카 여행을 성공적으로 마쳐 화제가 됐던 김익수(74)씨가 이번에는 서부지역 5,300마일 거리의 20개 관광명소를 밴을 운전해 2주간에 걸쳐 돌아봤다.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한인들에게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하자는 취지에서 김씨의 여행기를 싣는다.

이번 여행은 밴 한 대로 두 가족, 우리 부부와 서재원(73)씨 부부가 떠났다. 총 경비는 모텔, 개스, 잡비를 포함해 가족 당 800달러 정도가 들었다.
3월15일 오전 8시 LA를 출발해 첫 행선지인 애리조나 플래그스탭(Flagstaff)에 오후 3시30분쯤 도착했다. 시내 박물관을 구경하고 16일 다음 목적지인 헐브르크(Holbrook)까지 600마일을 달려 첫 관광지인 페트리파이드 포레스트(Petrified Forest) 국립공원을 찾았다. 연 강우량이 8인치 정도이며 겨울에는 눈보라가 심해 거의 동물이 살 수 없는 지역이라고 한다. 1,000~2,000년이 넘은 소나무가 넓은 벌판에 쓰러져 있고 옆으로 6~8피트 길이로 토막 나무가 역시 넘어져 있는데 모두 대리석으로 변해 있다. 여행을 많이 다녀본 나에게도 평생 한번도 구경한 적이 없는 정말 특이한 모습이었다.
다음 행선지는 월넛 캐년(Walnut Canyon) 국립공원. 약 800년 동안 인디언들의 터전으로 길이가 보통 400~500미터 이상 되는 시루떡 같은 암석 사이사이에 인디언 거주지들이 들어서 있다.
플래그스탭으로 돌아와 오크 크릭(Oak Creek)과 세도나(Sedona)로 향했다. 6,000피트의 높은 지대에 쌓인 함박눈이 만들어 내는 그 아름다운 정취는 이루 표현하기 힘들 정도였다. 세도나 남쪽에 있는 몬테주마 국립 유적지를 방문했다.
다음날 피닉스를 거쳐 이번 여행의 하일라이트라 할 수 있는 뉴멕시코 칼스배드 동굴 국립공원에 도착했다. 이 공원은 약 4만7,000에이커로 원래는 석회암 지대였으나 약 300만년 전부터 빗물과 지하수에 의한 용해과정을 거쳐 동굴로 변했다. 동굴 안으로 들어가는데 도보로 1시간을 꼬불꼬불 계단을 따라 내려간다. 깊이가 750피트나 된다.
5월 하순부터 9월말까지는 매일 저녁 20만마리에 달하는 박쥐가 해질 무렵 동물을 빠져나가는 모습이 장관이라는 설명을 듣는다. 다시 한번 이 곳에 올 것을 기약하면서 다음 행선지 엘파소로 떠났다.
<정리-백두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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