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부동산 가이드 문제 주택 판매(1)

2003-04-17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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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압·저당 등 문제 있는 부동산 매매할 경우
판매자는 부동산업자·변호사 등 도움 받아야

문제가 없는 처녀 총각은 쉽게 결혼하지만 문제 있는 사람은 짝 찾기가 어렵다. 부동산 매매도 이와 같다. 집 판매쯤이야 여자 부동산 업자들이 많이 하는 것 아니냐면서 쉽게 생각한다. 그러나 문제 있는 집은 매매가 어렵다. 건물도 문제가 없어야 하지만 판매자나 구입자인 사람도 문제가 없어야 매매하기가 쉽다.
1. 문제 부동산과 사람: 최근에 차압, 파산, 이혼 또는 은행부채 탕감 받은 사람(short sale), 신용 나쁜 사람은 주택 판매나 집 구입하기가 어렵다. 이런 사람들은 부동산 업자나 변호사 선정할 때 세심한 주의를 해야 한다. 판매자 경우에는 전문인의 작은 실수로 건질 수 있는 재산을 몽땅 날릴 수 있다.
최근에, 부동산 업자가 차압에 직면한 집 판매를 담당했다. 에스크로 진행 중에 은행과 흥정된 내용을 잘못 처리해 은행이 누구 서류인줄 몰랐다. 이 사이에 은행은 약속 불이행으로 차압을 한 후 다른 사람한테 팔았다. 결국 한 집이 두 사람한테 팔렸다. 법원은 은행 손을 들어 주었다. 부동산 업자가 차압법, 계약법, 은행법을 몰랐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발생했다. 부동산 업자 잘못 만난 판매자는 돈 한푼 못 건지고 피해만 보았다.
2. 매매 관련 편지: 부동산업을 하다보면 매매와 관련된 사람들에게 편지를 써서 기록으로 남겨야 할 일들이 많다. 순조로운 집 매매는 통상적으로 약 3~6페이지 정도 편지를 쓰게 된다. 필자는 현대 미주본사 사옥 판매를 담당했을 때 내가 직접 편지를 써서 보낸 것만 678페이지로서 최고로 많았다. 다음은 주택 구입자 오씨를 위해 61페이지의 편지를 썼다. 최근에는 판매자가 차압, 파산, 이혼, 보석금 저당, 보험청구, 개인 빚 정리를 해야만 집을 판매할 수 있었기 때문에 189페이지의 편지를 썼다. 부동산 업자인 내가 집 판매 때문에 직접 법률 조사하고 법원에 서류 접수까지 시키면서 일 처리했던 것을 소개한다.
3. 판매자의 차압, 파산, 이혼, 저당: 지난 10월 초 “우리 집 값이 얼마 됩니까”하는 전화를 받았다. 최씨 집에 2개의 은행으로부터 차압, 아들 형사사건 보석금 1만5,000달러가 저당 설정되어 있었다. 그리고 집 판매와 함께 이혼하기로 결정했단다. 돈 나가면 사람 나간다는 옛말이 생각난다. 남편 봉급으로만 살 수 없다면서 빚을 내어 한인 수퍼마켓에 점포를 냈지만 한인 숫자가 얼마 안 되는 동네에서 한인 마켓이 문을 닫자 덩달아 폐업했다. 한 자녀는 마약으로 소년원에 있었다. 사업 실패로 빚 독촉과 차압이 등록되었다. 몽땅 빚 정리하는 파산신청 7을 신청해 둔 상태였다. 차압 절차법에 의한 경매일자와 파산법에 의한 파산 허락일자를 계산해 보니까 앞으로 30일 정도 있으면 차압을 당하게 되었다. 이 기간에 돈을 벌고서 집 팔기란 시간이 너무 촉박했다.
4. 파산하면 은행 월부금 지불 중단하고 몇 년간 거주: 최씨는, 파산 변호사가 말하기를, 파산하면 은행 월부금 지불 안하고도 몇 년간 집에 살 수 있다고 말하기에 파산신청을 했단다. 내가 변호사 말이 엉터리라고 했더니 최씨는 “파산전문 변호사 말이 맞아요? 부동산업자 말이 맞아요?” 했다. 그래서 최씨 부부, 필자, 변호사가 한자리에 앉아서 누구 말이 맞는가를 놓고 3자 대면을 했다. 나는 “파산법과 차압법에 의해서 차압당할 날짜가 며칠 남지 않았다. 그런데도 파산하면 은행 월부금 지불 안하고도 몇 년간 살 수 있다고 말했다면서?” 하고 말문을 열었다. 파산 변호사는 “집을 포기한다면 은행에 월부금 지불할 필요가 없다”는 궁색한 변명을 했다. 최씨는 “나한테 그렇게 말 안 했다”고 항변했다.
5. 파산 계류중 월부금 지불: 우선 1차 은행에만 파산 중에 월부금을 지불하기로 했다. 파산 후에도 월부금을 지불하는 이상 차압을 못한다는 것을 요구했지만 은행은 거절했다.
변호사 사무실을 빠져 나오면서 집 판매 의탁계약(listing)을 받고는 집 구경을 갔다. (909)684-3000


김 희 영 <김희영 부동산 융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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