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현명한 주택 투자는 이렇게

2003-04-10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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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품’과 ‘기회상실’양날 선 시장상황
들어가야하나, 빠져야 하나


전국 추세보다 로컬에 초점 맞춰야
고용상황·주택구입능력은 중요한 가늠쇠


주택가격이 엄청 올랐다. 2002년 마지막 분기중에만 전국적으로 전년동기비 8.8%가 올랐고 두자리 숫자로 상승한 지역이 전국에서 39개 지역에 이른다. 더욱이 남가주를 비롯한 일부지역에서는 20%이상 급등했다.


지난 2001년 이후 제기된 부동산 시장의 거품론에 아랑곳없이 상승세는 계속되고 있다.

과연 어디까지 갈 것인가. 우려 한편으로 부동산시장에서 빠지면 기회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조바심도 없지 않다. 지금 들어가면 늦지 않을까. 혹시 다칠지도 모른다. 과연 어떤 움직임이 옳을까.

거품과 기회상실이란 양날이 매복을 하고 있는 현 시장에서의 행마에는 다음과 같은 몇가지 요소를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본적으로 전국적인 추세보다는 ‘로컬’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미전국적으로 시장이 뜨겁게 달아올랐다고 해도 본인이 투자하는 지역의 주택가격과 시장상황이 중요할 따름이다. 호놀룰루등 일부 지역에서는 잘 못 들어갔다가 손실을 만회하는데만 10년 이상이 걸리기도 했다. 악몽과 같은 이런 경험은 LA에서도 있었다.

로컬 부동산 시장이 어느 방향으로 갈지는 이자율전망, 지역의 고용상황, 주택구매능력, 주택 판매 속도 등을 점검하면 그림이 좀 보인다.

▶모기지 이자율

이자율은 주택가격에 큰 영향력을 미치는 변수다. 지금 주택을 매입하는 큰 이유중 하나가 초저금리 때문이기도 하다.
많은 전문가들은 앞으로는 이런 저리를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만약 앞으로 이자율이 조그만 올라가면 부동산가격에 악영향을 크게 미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한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이자율 급등이 주택시장 급냉으로 이어지지 않았던 경우도 많았다. 지난 1993년 이자율은 7%내지 7.5%. 이해 연말께부터 94년 초 사이 이자율은 10%이상으로 급등했다. 부동산시장은 기세가 팍 꺾였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았다. 94년중 주택가 평균 상승률은 4%로 그 전년도의 3%보다 오히려 나았다.
“이자율이 주택가격과 판매에 미치는 영향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적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일례“라고 주거용부동산시장분석회사 ‘로컬 마켓 모니터’ 회장 인고 윈저는 설명한다.


▶일자리

오히려 이자율보다 로컬 고용시장을 주시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윈저는 말한다. 대량 감원이 있으면 구매력감퇴, 나아가 주택 매입 능력을 저하시킨다. 1990년대 초 남가주가 대표적인 사례. 국방산업에서 100만명의 일자리 감소는 결국 주택시장에 엄청난 타격을 가해 1989년과 1996년 사이 LA의 주택가치는 21%나 폭락했다.
프레디 맥의 경제분석가 프랭크 노새프트는 주택시장은 불황의 타격을 가장 심하게 받고 회복도 매우 느린 부문이라고 지적한다.
윈저는 감원이 확산된 후 18개월내지 2년이 되면 주택가는 하락하기 시작한다고 주장한다. 실리콘 밸 리가 대표적인 케이스이며 덴버나 애틀랜타, 시애틀, 샌프란시스코등지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주택구매능력

취업된 상태라도 주택가격이 너무 올라 바이어의 매입능력 밖이라면 주택시장에도 문제가 생긴다. 바이어가 소득을 늘리든지 시장가격이 내려오는 수 밖에 없다.
‘이코노미.컴’의 계산에 의하면 현재 미전국의 주택구매능력(affordability) 지수는 112. 중간평균소득인 사람이라면 중간평균주택보다 12%비싼 주택을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100이하면 주택가격이 수입을 넘어선다는 말이다.
이자율이 워낙 좋아 전국적으로는 주택 구매능력이 양호한 상태지만 일부지역에서는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샌타바바라, LA, 뉴욕, 보스턴의 구매능력지수는 50 중반에서 60 중반 사이. 이 지역에서는 보통 월급으로는 집 한 채는 못하고 반채나 3분의 2채를 살 수 있을 뿐이라는 말이다.
이런 경우 주택매입은 조심해야 한다. 그러나 물론 개인 사정에 따라 다르다. 만약 오래 살 계획이라면 구매능력지수만으로 움츠러들어서는 안될 것이다.

▶주택판매속도

주택시장이 뜨거우면 내 놓자마자 팔리고 시장이 식으면 판매도 뜸해진다. 포 세일 간판이 세워진지 얼마나 지나서 집이 팔리는지를 유심히 살펴보면 거품인지 아닌지 판별하는데 도움이 된다. 시장에 내 높은지 오래됐는데도 안팔리고 있다면 집에 문제가 있거나 가격이 너무 과하게 책정됐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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