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변동(ARM)에 대한 이해

2003-04-10 (목)
크게 작게
고정관념을 탈피하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 관념을 뛰어넘는 새로운 관념에 대한 이해와 설득은 고정된 믿음을 넘어서는 변화의 용기를 줄 수 있을 때 비로소 가능해진다. 필자가 지속적으로 변동 프로그램에 대해서 말하는 이유는 타당성 없이 고정된 의식의 변화를 위해 작은 이해와 설득을 꾀함이다. 그 변화의 수용에 대한 용기는 독자 여러분의 몫으로 남기기로 하고 또 한번 변동 프로그램의 장점을 알아보기로 하자.

미국 가정의 평균 크레딧카드 빚이 3만달러라고 한다. 크레딧카드 이자는 평균 18%에 세금공제도 되지 않으며 자동차 융자 또한 평균 10~12% 이자에 역시 세금공제 혜택도 없다. 이 두 가지 융자를 평균 15% 이자로 보면 450달러, 1년 5,400달러 정도를 이자만으로 지불하며 이는 매우 큰 낭비일 수밖에 없다.


이를 알면서도 자동차는 필요하고 크레딧카드도 쓸 수밖에 없는 사회적 환경 때문에 재정적으로 여유가 없으면 매달 조금씩 갚아가며 생활을 꾸려가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많은 분들이 크레딧카드나 자동차 및 다른 빚을 주택융자와 연결시켜 생각하지 않고 있다. 예를 들어 30만달러를 30년 고정 5.75%로 융자했을 경우 월 페이먼트는 1,750달러고 변동이자 2.95%(또는 2.45%)일 경우엔 1,256달러이므로 매달 494달러, 1년 6,000달러 정도를 적게 낼 수 있다. 이 경우 이러한 여유 돈으로 자동차나 크레딧카드 빚을 갚음으로 얻는 혜택은 상당하다.

물론 이 경우 고정 이자처럼 원금이 줄어들지 않거나 원금이 역으로 불어날 수도 있으며 이러한 특징이 변동 프로그램을 기피하는 단순한(?) 이유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이것도 지나친 기우에 불과하다. 원금이 늘어난다는 것은 그 만큼 페이먼트를 적게 낸다는 것이고 또 한편으로 매달 은행에서 융자를 더 해준다는 뜻이니 오히려 반가워 할 일이다. 고정이자(Fixed Rate)엔 이러한 재정적 융통성이 거의 없다. 30만달러를 빌려서 30년 동안 총 63만달러가 넘는 페이먼트를 지불하지만 이자로 낸 33만달러에 대한 30년 동안의 이자소득(?)은 단 1달러도 없으며 원금으로 회복된 30만달러조차도 30년 후의 돈 값어치로 따지면 현재의 몇 만달러 값어치에 불과하다.

“빌린 돈이므로 당연히 이자만 갚아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우매한 고정관념이다. 갚아야 할 돈이지만 정당하게 줄일 수 있는 여유로 이득이 발생할 수 있는 곳에 재투자할 수 있고 현재의 돈 값어치를 그대로 지금 당장 활용할 수 있는 재정적 혜택을 포기한다는 건 어리석은 일이다.

물론 갚아야 할 다른 빚도 없고 마땅히 투자할 곳도 없는 경우엔 굳이 별다른 혜택이 있겠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경우라도 고집스런(?) 형태의 고정 페이먼트와는 달리 항상 최소의 페이먼트도 부담 없이 집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정신적 안정감 그 자체가 혜택일 수 있으며 또한 고정이자와 같은 액수의 페이먼트를 지불한다면 가치가 더 큰집으로 이주할 수 있는 색다른 혜택까지 가능할 수 있게 된다. ‘변동’을 이해하고 컨트롤할 수 있게 되면 잘못 고정된 인생을 변화시킬 수 있게 될 것이다.

(213)792-5133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