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나홀로 사나이’(A Man Apart)★★½

2003-04-0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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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잃은 형사의 복수 막가파식 액션 스릴러

깊은 굴속에서 나오는 듯한 음성을 지닌 떠오르는 민둥머리 액션스타 빈 디즐(‘XXX’)이 주연하는 유혈 낭자한 막가파식 액션 스릴러다. 어른들이 백주 노상에서 딱총장난을 하는 것 같은 영화. 마약딜러 대 수사관의 대결이라는 내용은 매우 사실적이나 피, 폭력, 잔인성, 그리고 소음을 과다하게 사용해 터무니없는 폭소가 터져 나온다.


내용의 타당성과 연기 등은 무시한 전형적인 싸구려 할리웃 액션 스릴러이긴 하지만 폭력적인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즐길 만하다. 새로울 게 없는 내용인데 액션 속에 지극한 부부애를 삽입했지만 디즐의 연기가 엉성해 어색하다.


LA 거리의 불량배 동기로 성장해 연방 마약단속반 형사가 된 션(빈 디즐)과 드미트리어스(라렌즈 데이트)는 미·멕시코 당국이 7년간 뒤쫓은 멕시코의 바하 카르델 드럭 딜러 두목 메모(제노 실바)를 잡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다. 그런데 션은 법보다 주먹이 가까운 21세기판 더티 해리.

메모가 수감되면서 그의 이권을 장악하려는 악마로 불리는 정체불명(삼척동자라도 이 악마가 누군지 알 수 있다)의 드럭 딜러가 무자비한 살육 행위를 자행하면서 션과 드미트리어스가 이 악마 체포에 투입된다. 그리고 어느 날 밤 킬러들이 션과 그가 지극히 사랑하는 아내 스테이시(재클린 오브라도스)가 자고 있는 집을(형사가 무슨 돈으로 해변의 고급 주택을 샀는지 궁금) 덮치면서 총탄에 스테이시가 숨진다.

스테이시 때문에 어두운 삶을 버리고 수사관이 된 션은 이때부터 정신이 돌다시피 해 복수의 화신으로 변한다. 그 다음부터는 완전히 션이 길길이 날뛰면서 쏘고 찌르고 치고 박는 액션과 스턴트 때문에 화면이 찢어질까 봐 걱정이 될 정도. 끔찍하고 강물처럼 피가 흐르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티화나, 사우스센트럴 LA, 베벌리힐스 등 여러 곳에서 촬영했는데 폭력액션을 좀 자제했더라면 그런 대로 믿을 만한 내용이 됐을 것이다. 얘기나 인물 등이 모두 구태의연한데 베벌리힐스의 드럭 딜러로 나오는 할리웃 잭(티모시 올리판트)은 코믹하고 잔인한 악인의 오랜 식상한 모습. 왜 이런 영화를 봐야 하는가. 주먹질이 하고파 몸이 근질근질한 사람들용.

F. 게리 그레이 감독. R.
New Line.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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