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부활절 영광’가득한 입체무대

2003-04-0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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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든그로브 수정교회

1만여개 유리창·철근이 엮은 찬란한 외형
환상의 레이저 쇼·동물 100여마리도 등장

가든그로브 수정교회(Crystal Cathedral)는 기독교인이 아니라도 꼭 한번 가볼 만한 주말나들이 장소이다. 무려 1만개가 넘는 유리창과 철근 골격이 이루어내는 찬란한 외형이 바라보고만 있어도 종교적 감흥에 젖게 된다. 전 세계로 방송되고 있는 종교 프로그램인 ‘능력의 시간’(Hour of Power)의 주인공 로버트 슐러 목사가 시무하는 곳으로 주일 예배에 참석하면 웅장한 오르간 연주와 수백명의 성가대가 만들어내는 찬송의 하모니가 크리스털 유리창 사이로 비치는 햇빛과 어우러져 장관을 만들어낸다.


교회 밖에는 박물관과 잘 꾸며진 정원이 있는데 연못과 분수로 조성된 정원에서 오가면서 들려오는 종소리에 아이들이 함박웃음을 지으며 좋아한다. 기독교 신자들은 물론 이슬람교도, 불교도, 힌두교도와 무신론자들도 종교적 버거움을 내려놓고 방문해 건물의 뛰어난 설계를 감상하면서 주말을 보낼 수 있다.

수정교회는 이같이 아름다운 교회 건물을 잘 활용해 매년 부활절을 앞두고 대규모 공연을 시작한다.
올해로 19회째를 맞는 ‘부활절의 영광’(The Glory of Easter)은 예수가 예루살렘에 입성한 순간부터 최후의 만찬, 빌라도 앞에서의 심판, 십자가에 못 박힘, 부활의 과정이 뮤지컬로 드러매틱하게 표현된다. 공중을 나는 천사가 등장하는데 줄에 몸을 매단 천사들이 하얀 날개를 너울거리며 관객 바로 옆에까지 와서는 손을 흔들어댄다.

브로드웨이 프로덕션에서 제작한 무대 장치와 환상의 레이저 쇼가 관객들을 사로잡는데 특히 번개와 천둥을 동반한 특수효과 조명이 수정교회 수많은 유리창에 반사되면서 환상적인 시각적 즐거움이 전달된다. 살아있는 100여마리의 동물들이 나오는 것으로도 유명한데 시끄러운 음악 속에서도 동물이 전혀 동요하지 않고 연기자들의 지시에 따라 무대 곳곳으로 자연스럽게 이동한다.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교회 벽면이 열리면서 영롱한 조명과 함께 예수의 부활이 노래되는 장면. 크리스천이 아니라도 이 장면을 보노라면 종교적인 영감에 휩싸이게 된다.

공연은 4일부터 19일까지 계속되며 금요일과 화요일 그리고 토요일에는 하루 2회(오후 6시30분, 8시30분) 공연되고 다른 날들은 하루 1회(오후 7시30분) 열린다. 월요일에는 공연이 없다. 티켓은 30~40달러. 어린이와 노인은 티켓당 2달러가 할인된다.

문의: (714)54-GLORY
www.crystalcathedral.org
<백두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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