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역사의 도시 ‘벤추라’ 호젓한 해변…데이트족 ‘유혹’

2003-04-02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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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풍 다운타운 주말나들이 적격
주변 양조장선 로맨틱 포도주 한잔

LA에서 불과 1시간 남짓한 거리에 있는 벤추라시는 화려하게 흥청거리는 LA와는 전혀 다른 여유를 만날 수 있다. 번잡한 곳을 싫어하는 사람들의 주말 나들이 장소로 잘 알려져 있다.

하얀 파도가 쉴새없이 밀려오는 바닷가, 시원한 해풍이 훑고 가는 백사장 위로 하릴없는 갈매기 떼들이 배회하는 해안선을 따라 구불구불 이어진 산책로를 바다의 한가로움을 즐기면서 걷는다. 깊은 바다 속까지 뻗친 피어 위에는 고기를 낚으려 하는지 세월을 낚으려 하는지 도무지 무심하기만 한 낚시꾼들이 무리 지어 잡담에 열중하고 있다.


벤추라시 관광은 다운타운에서 시작된다. 지난 1866년 탄생한 벤추라시는 오래된 역사에 걸맞게 다운타운을 중심으로 100년 이상된 건물들이 아직도 좋은 상태를 유지한채 사용되고 있다. 오래됐지만 깨끗한 다운타운을 구석구석 돌아보면 마치 유럽의 오래된 도시에 온 것 같은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운치 있는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고 골동품 상점들과 화랑, 커피샵 등에 앉아 연인과 분위기를 즐겨보는 것도 괜찮다.

오후의 해변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따라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긴 피어로 향한다. 포장을 따라 긴 산책로가 이어진 이 곳은 자연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 중 하나이다. 아름다운 해변을 따라 호텔과 모텔들이 늘어서 있고 바다 쪽으로 큰 창이 난 분위기 있는 식당들이 여러 곳 있다.

다운타운에서 약 1마일 남쪽에 위치한 벤추라 하버 역시 유명한 관광지이다. 매일 채널 아일랜드로 떠나는 유람선이 있다. 시간이 넉넉하면 부부가 유람선을 타고 또 한번 신혼여행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겨울나기를 위해 알래스카에서 내려온 고래 구경 역시 이 곳에서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하버는 기념품 상점을 비롯, 수십개의 레스토랑들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는데 부부가 오랜만에 촛불을 켜고 인생 이야기를 나누기 좋은 곳이다.


바닷가에 있지만 벤추라는 농업도시이다. 시의 외곽 남동쪽의 평야지대와 북동쪽의 구릉지대는 양질의 포도주를 생산하는 포도원과 양조장들이 많다. 오고가면서 이 곳에 들르면 또 다른 로맨틱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벤추라시가 자랑하는 유명 양조장으로는 리워드(Leeward, 805-656-5053), 올드 크릭 랜치(Old Creek Ranch, 805-649-4132), 실즈(Shields, 805-643-1807) 등이 있다.

가는 길은 LA에서 101번 프리웨이 노스를 타고 60마일 정도 가면 벤추라시에 도착한다. 다운타운이나 해변풍차 구역을 가려면 캘리포니아 스트릿(California St.) 출구로 내려야 하며 항구 구역으로 가려면 시워드 애비뉴(Seaward Ave.) 출구로 내려 좌회전해 가다가 하버 블러버드(Harbor Blvd.)를 만나면 다시 좌회전해 계속 진행하면 된다.

문의: 벤추라 관광공사 (800)333-2989, www.ventura-u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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