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가 볼 만한곳 캐나다 최남단 ‘빅토리아’

2003-03-26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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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무지에 일군‘세계의 정원’
‘꽃송이 세기’ 축제 한창… 연간 100여만명 방문

빅토리아. 해마다 봄철이면 꽃 축제가 열리는 이 도시의 또 다른 이름은 ‘정원의 도시’(City of Garden)이다. 이 곳은 캐나다 최남단에 자리한 지리적 여건과 주변을 흐르는 난류의 영향으로 짧은 겨울을 제외한 거의 1년 내내 푸른 초목과 갖가지 원색의 꽃들로 가득하다. 꽃을 심고 정원을 가꾸는 일에 남다른 관심과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빅토리아 시민들은 매년 3월이 되면 매우 특별한 ‘의식’을 치른다. 이름하여 ‘꽃송이 세기 축제’.

이 곳을 찾는 방문객들은 손에는 계산기를 쥐고서 저마다 몸을 구부려 꽃송이 수를 세는 빅토리아 시민들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이렇게 세어진 꽃송이 수는 전화로 집계되는데 최종적으로 집계된 꽃송이의 수를 발표하며 겨울이 가고 봄이 왔음을 경축하는 것이다. 참고로 지난해 ‘꽃송이 세기’ 행사에서 집계된 꽃송이 수는 무려 4,220,401,563송이!


빅토리아의 초봄은 과실수에 맺히는 꽃 봉우리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절호의 기회. 3, 4월은 나팔수선화, 5월은 튤립의 계절이다. 진달래과 꽃들은 4월부터 피기 시작하는데 만개하는 5월부터는 라일락이 동참하여 원색의 아름다움을 한껏 돋우게 된다.

정원의 도시라는 별명을 가질 만큼 아름답게 꾸며진 정원이 많은 빅토리아에서 뭐니뭐니해도 제일은 부차트 가든(www.butchartgardens.com). 연간 100만명의 관광객들의 발길이 머문다는 빅토리아 관광의 대명사인 이 곳은 빅토리아에서 꼭 들러보아야 할 명소 중의 명소이다.

광활한 정원으로 사시사철 상큼하고 아름다운 세계 각국의 꽃들이 방문객들의 감탄을 절로 자아낸다. 원래는 로버트 핌 부차트(Robert Pim Buchart)가 석회암 채석장과 시멘트 공장을 운영하던 곳으로, 채석장이 문을 닫을 즈음인 1904년 그의 부인이 황폐해진 땅을 가꾸어, 정원의 원형이 된 선큰 가든(Sunken Garden)을 만들었다. 이와 동시에 로버트 핌 부차트가 정원에서 기를 각종 새를 사육하면서 정원을 확장시켜 지금의 아름답고 우아한 자태를 뽐내는 부차트 정원이 탄생하게 된다. 현재 정원은 크게 선큰 가든, 장미 정원, 일본 정원, 이탈리아 정원으로 나뉘며 저마다 개성 가득한 정원을 모두 둘러보려면 적어도 2시간 이상 소요된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주에서 가장 오랫동안 영국과 관계를 맺어온 역사적 사실로 인해 빅토리아는 도시 전체에 영국 색채가 강하게 베어 있다. 19세기 석조 건물들과 갖가지 꽃바구니로 장식된 가로등이 늘어서 있는 좁다랗게 난 길을 걸으며 유럽풍 분위기에 취해 보는 것도 일품.

그밖에 빅토리아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볼거리로는 빅토리아와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행정의 중심지인 주의사당(Parliament Building)과, 유럽풍으로 우아하게 꾸며진 로비에서 즐길 수 있는 애프터눈 티(Afternoon Tea)로 유명한 엠프레스 호텔(Empress Hotel)을 꼽을 수 있다.

밴쿠버 섬 빅토리아로 가는 가장 좋은 방법은 페리를 이용하는 것. 페리를 타고 밴쿠버 다운타운에서 세시간 반이면 빅토리아 다운타운에 도착한다.
왕복 티켓 가격은 CAN$16.5이며 자세한 페리 스케줄은 www.bcferries. bc.ca/schedules/mainland/index.html에서 찾아볼 수 있다.

빅토리아는 LA에서 비교적 수월하게 도달할 수 있는 여행지이다. LA에서 밴쿠버로 떠나는 비행기를 이용하면 되는데 왕복 항공권은 알래스카 에어라인 등을 통해 구입하면 240달러 선에서 살 수 있다.

<자료제공·캐나다 관광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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